백운규 산업부 장관 "원론적 관점에서 기술 유출 부분은 봐야"
[뉴스핌=최유리 기자] 정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국 투자와 관련해 한 발 물러선 입장으로 돌아섰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LG디스플레이에 증설 허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7' 전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LG디스플레이 중국 OLED 공장 증설 승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떻게 안 해주겠습니까"라고 답했다.
다만, 백 장관은 "기술 유출 부분을 철저히 봐야한다"면서 "원론적인 관점에서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여러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산업부> |
앞서 백 장관은 지난 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투자를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중국 OLED 공장 투자를 결정한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요청이었다. 이후 시장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LG디스플레이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말 정기 이사회에서 TV용 대형 8.5세대 OLED 패널 생산공장을 중국 광저우에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산업부에 기술수출 승인 요청을 냈지만 아직까지 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산업부는 승인심사를 담당하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전기전자 전문위원회 외에 별도 소위원회를 꾸려 중국 기술유출 가능성을 더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하며 정부를 설득 중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중국 투자 무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 참석해 "중국 광저우 OLED 투자가 안되면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기존 8.5세대 생산라인을 개조하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1년 이상 걸린다"며 "파주에도 자리가 없고 새로운 공장 부지를 찾는 것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해선 "시스템 구성 상으로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설계도 한국에서 하고 중국에서는 생산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 LCD를 생산해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자했던 것이 현재 기술 격차를 이룬 밑바탕이 됐다"며 "현지에서 빨리 올레드 시장을 키워 대세로 자리잡게도록 하는게 기술 초격차 전략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