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경선, 배해선, 최정원, 전수경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
[뉴스핌=양진영 기자]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신구 조합이 21년간 이어진 명품 쇼뮤지컬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8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시티에서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21년째 공연의 개막을 알리는 프레스콜 행사가 열렸다. 배우 조용수, 최정원, 오소연, 에녹, 이종혁, 전예지, 전수경, 김석훈, 전재홍 등 주조연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첫 오디션 장면 막이 오르자 줄리안 마쉬가 새로운 뮤지컬을 올린다는 소식에 즐거워하는 무용수들의 심리가 흥겨운 탭댄스로 펼쳐졌다. 앤디 역의 조용수는 탭댄스 앙상블의 중심에서 대열을 이끌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솔로 댄스로 에너지 넘치는 극의 시작을 알렸다. 2017년 버전에서는 더 막강한 실력을 갖춘 앙상블 배우들이 참여하며 높아진 뮤지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예정이다.
배우 에녹, 오소연, 전예지, 전재홍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이트 수트를 차려입은 에녹과 남배우들을 시작으로 형형색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 입은 여배우단이 도로시브룩 역 최정원의 등장을 밝게 빛냈다. 연출자 줄리안마쉬 이종혁은 첫 등장부터 브룩과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고 부드러운 가운데서도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이종혁의 대사 처리, 별 말이 없이도 내공을 숨길 수 없는 최정원의 합이 돋보였다. 브룩과 페기 소여를 향해 묘하게 다른 태도를 보이는 마쉬 이종혁의 연기 역시 흥미를 자극했다.
이어지는 무대에선 심기가 불편해져 새로운 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브룩이 고액 스폰서 빌리 로러에게 무례하게 굴지만, 줄리안 마쉬와 메기존스 전수경이 분위기를 바꾼다. '자라'와 '코브라'로 인해 마음이 상한 전재홍을 능청스러운 언어 유희로 능숙하게 다루는 전수경의 연기는 깨알같은 재미를 불어넣었다.
극한을 오가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없어도, 브로드웨이 최고의 배우로서 슬럼프에 빠진 브룩에 이입한 최정원. 그의 가창은 객석의 마음을 충분히 적실 것으로 보인다.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한 골드 스팽글 의상을 입은 오소연, 전재홍, 대형 앙상블의 'We're in the money(위아 인더 머니)'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듯 했다.
배우 에녹, 김석훈, 배해선, 오소연, 전예지, 최정원, 전수경, 이종혁, 김경선, 전재홍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브로드웨이 42번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2막이 시작하면서 등장한 대형 대기실 거울 세트는 댄스가 없이도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장치였다. 다리가 부러진 도로시브룩의 빈자리를 페기 소여에게 시키자는 동료들의 말에 새로운 줄리안마쉬 김석훈은 고뇌하는 연출자로 묵직한 연기를 보여줬다. 조금은 능수능란한 이미지의 이종혁과 달리 진지하고 결단력있는 리더의 모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페기 소여 역의 전예지는 이종혁, 김석훈과 호흡을 맞추며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김석훈이 노래를 하고 잠시 율동을 맞추는 장면은 다소 낯선 풍경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의외의 달콤한 매력이 돋보였다.
또 다른 페기 소여 오소연은 빌리로러 역의 에녹과 계단에서 진행되는 고난도 댄스를 소화하며 도도하고 세련된 매력의 페기 소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종혁의 솔로 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여유가 넘쳤다. 잠시 거닐며 한 곡조를 뽑아내는 이종혁은 넓은 무대에 오롯이 홀로 서있었지만 전혀 허전함을 느껴지지 않았다. 끝으로 전예지가 중심이 된 마지막 탭댄스 무대 'Bow' 무대에서 페기 소여는 환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고난도의 댄스를 이끌었다.
21년째를 맞은 최고의 쇼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새로이 합류한 김석훈, 오소연, 배해선과 기존 배우 이종혁, 전예지, 전수경, 최정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앙상블의 이번 공연은 오는 10월 8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