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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2년 구형] 재판부 선고 생중계에 '여론재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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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심 전부터 '낙인효과' 지적…반기업정서 확산 우려도

[뉴스핌=최유리 기자]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2년의 실형을 구형한 가운데 재계는 이번 판결이 여론 재판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8월 하순으로 예정된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 선고 결과가 TV로 생중계되면 직간접적으로 여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7일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게는 각 10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대회협력담당 전무에게는 7년을 구형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7일 첫 공식 재판을 시작했던 '세기의 재판'은 123일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재판부는 그간의 법리 공방을 토대로 이달하순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의 결정만을 남겨둔 시점에 여론 재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심 선고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타면 재판부가 여론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대법관회의를 열고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8월부터 1·2심 재판 선고의 생중계를 허용키로 한 것이다. 최종심 선고 장면만 공개하던 기존 중계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당장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이 첫 번째 생중계 대상이 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결정이라지만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라고 본다"면서 "정보 공개 사이트에 들어가면 재판 결과를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굳이 생중계를 하기로 한 것 자체가 여론을 인식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판부가 여론을 의식해 과하게 선고를 할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의 구속에도 여론의 입김이 작용했는데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첫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후 재판부가 두 번째 영장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연달아 같은 결정을 내리기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인 황성욱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보장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서라도 1·2심 재판의 선고를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재판이 여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1·2심 선고가 생중계될 경우 최종심이 나오기도 전에 '낙인 효과'를 남길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종심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보장해야 하지만 생중계가 이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법적 판결은 한 개인의 법적 지위나 사회적 명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일"이라며 "최종 결정이 나기도 전에 재판을 생중계하면 당사자는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개인을 넘어 삼성그룹의 기업 이미지나 재계 분위기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재계 맏형인 삼성의 총수 구속이 경제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낙인 효과가 재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에 대해 1심을 선고하는 특정 장면이 방송되면 재벌을 겨냥한 반기업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 이달초 정부가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것에 이어 기업활동에 차질을 줄 수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반기업정서가 퍼질 경우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인세 등의 이슈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권을 설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한 번 불붙은 반기업정서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기업의 경우 기업 이미지 악화가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삼성 역시 기업 이미지 및 국제적 신인도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개혁의지에 발맞춰 정규직 확대나 협력사 상생 방안 등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인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으면 이 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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