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전 우량기업 선발행...하반기엔 한산
[뉴스핌=허정인 기자] 우량 회사채의 품귀 현상이 올 하반기에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대비해 우량기업들이 회사채를 앞당겨 상반기 중에 발행했기 때문이다. 유통시장이 꽉 막힌 상태에서 발행 사이드도 잠잠해 우량물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급 이상 회사채는 올들어 이날까지 24조9000억원어치 발행됐다. 작년 상반기 전체 발행물인 20조3000억원 보다 4조6000억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금년 상반기 발행시장은 예년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3~4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발행사들이 상반기 중 선 발행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하반기 발행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훨씬 저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로 갈수록 미국 금리인상 및 투자수요 감소로 발행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전망이다”며 “장기투자기관의 투자수요는 견조하나, 이를 받쳐줄 물량은 다소 부족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IT업종만 투자 확대기조를 나타내고 있고 여타업종은 투자를 줄이는 추세”라며 “정부의 기업규제 강화 도 발행사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금조달의 필요성 측면에서 회사채 발행물량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우량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4월 중 본격화된 대우조선해양사태로 자금집행을 미뤘다.
시장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터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내부 심사를 강화하는 등 투자스탠스를 보수적으로 바꾸면서 자금집행을 계획대로 못한 측면이 있다”며 “3월부터 5월 초까지는 거의 못했다고 보면 되고 5월부터 투자를 재개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식과는 달리 회사채는 유통시장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발행과 동시에 매매가 이뤄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발행이 저조하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게 회사채 시장이다. 때문에 우량물 회사채 몸값이 하반기에 더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비교적 스프레드가 뜨기 때문에 비교적 평가손실을 덜 받는 AA급 이상으로 기관 수요가 몰릴 것 같은데 이마저도 물량이 없으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A급 물량을 담을 것으로 본다”면서 “11월만 돼도 발행시장은 문을 닫기 때문에 그 전에 발행되는 A급을 캐리 목적으로 사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