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해 끼칠 정도면 ‘분노조절장애’
충동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정신질환
“호흡 길게 하고 노래 하거나 찬물 세수,
스스로 조절하는 나만의 방법 터득해야”
[뉴스핌=이보람 기자] 최근 '분노조절장애'에 따른 강력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평소에도 스트레스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는 폭력적인 행동 등을 통해 충동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정신질환 가운데 하나다.
특히 남들보다 심각한 폭력성이나 공격성 등을 보이며 정도가 심각하면 주변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는 등 우발적 범죄 가능성까지 있다는 데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실제 얼마 전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파트 외벽을 도색 중이던 작업자의 밧줄을 잘라 숨지게 하거나 30년 된 아내와 다투다 흉기를 휘둘러 목숨을 잃게 만드는 등 이와 관련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분노는 있기 마련이다. 21일 서울시립은평병원에서 열린 공개강좌 '분노조절, 그것이 알고싶다!'에 참석한 A씨는 "최근 방송에서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는데, 혹시 나도 분노조절장애가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분노조절장애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발생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평소 자신의 성격이나 상황에 맞는 분노조절 방법을 익히고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엄세준 은평구정신건강증진센터장(전문의)은 "분노 조절 문제는 유전적 원인, 양육환경, 신경생물학적 요인, 사회심리학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분노조절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문제지만, 반복되고 있다면 자신의 기질이나 상황에 맞는 조절 기술을 계속 만들어가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분노조절장애 자가진단법 기준을 이용하면 자신의 상태를 알아 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자신이 해당하는 문항의 개수가 1~3개면 '어느 정도 충동 조절 가능', 4~8개면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움', 9~12개면 '전문의와 심리상담 필요' 단계로 분류된다.
또 이미 분노했다면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흡을 길게 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찬물로 세수를 하는 등 스스로 분노를 다스리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평소 분노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소영 서울시립은평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장은 "분노는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분노가 문제된다면, 평소 마음을 관찰하는 훈련이나 명상, 종교생활 등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식이나 즐거운 활동 등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활동을 하거나 업무량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아동 시절부터 분노를 관리할 수 있도록 부모가 자녀에 대한 분노를 공감하고 이를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