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립군'의 주역 배우 박원상, 김무열, 이정재, 여진구, 이솜, 배수빈 <사진=뉴스핌DB> |
[뉴스핌=장주연 기자]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다. 현 세태를 녹인 스토리에 묵직한 메시지를 녹인 ‘대립군’이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대립군’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정윤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이솜, 박원상, 배수빈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윤철 감독은 신작 ‘대립군’을 놓고 “우리는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다른 영화들처럼 전쟁 위주의 영화가 아니다. 대립군이 요즘으로는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그들이 어쩌다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소년 광해를 만나서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광해의 성장 드라마로 포지션을 잡았다. 광해가 진정한 리더에 대해 깨우쳐 나가고 동시에 대립군이 나 자신으로 사는 게 무엇인가를 되찾게 되는 이야기다. 조선시대에 일어난 이야기지만, 요즘 시대에 동시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이 이야기를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만들게 됐다. 또 왕이 결국 백성을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란 속 조선을 이끈 왕 광해는 여진구가 맡았다. 여진구는 “역할이 광해고 신분이 왕세자였지만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왕, 왕세자의 모습을 비추지 않으려고 애썼다. 캐릭터 자체가 지금까지 왕, 왕세자와 다른 모습을 가져서 그 점을 주안점으로 두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대립군을 이끄는 수장 토우 역은 이정재가 열연했다. 이정재는 “수양대군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대립군의 모습을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그런 모습을 잘표현하기 위해서 감독, 동료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도 많이 했다. 고칠 건 고치고 다른 이들 관찰도 많이 했다. 많이 배운 캐릭터”라고 밝혔다.
영화 '대립군'의 메가폰을 잡은 정윤철 감독 <사진=뉴스핌DB> |
올로케이션 촬영으로 얻은 수려한 영상은 정윤철 감독이 입을 열었다. 정윤철 감독은 “실제 광해가 황해도 지역 내려가면서 노숙하듯이 어렵게 살았다. 세트장, CG 합성보다는 다큐멘터리 찍듯이 가보자고 해서 무모하게 했다. 고생하는 배우들, 스태프 보면서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현장감 있고 생동감 있는 자연의 생태적인 걸 담아내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물론 배우들에게는 고충이었다. 이정재는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는 산이었다. 이 산이 저 산 같고 저 산이 이 산 같더라”며 엄살을 부렸다. 그러면서도 이정재는 “지금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지나와서 보니까 의미도 있고 뜻깊었다. 배우로서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마음”이라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이상적인 군주상에 관한 이야기도 오갔다.
박원상은 “이름 없이 죽어간, 같이 그 시간을 함께한 수많은 백성이 광해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광해는 행복한 임금이 아니었을까 한다. 2017년 5월 지금, (문재인) 새 대통령을 보면서 많은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비슷할 거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구치소에 계신 분(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행한 분이 아닐까 한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김무열 역시 “바람직한 군주상은 만들어져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져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한 건 소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셔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세상이 바뀌어서 내가 왜 이런 영화를 찍었나 싶다”고 너스레를 떤 정윤철 감독은 “그래도 대립군이 가졌던 열정 꿈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새로운 시대가 반겨줄 영화로 태어나길 바란다. 새로운 대통령이 된 분(문재인)께서는 광해가 못 이룬 꿈을 꼭 이뤄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한편 ‘대립군’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