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원초적인 본능에 숨어 있는 불안과 결핍, 그리고 고독함…연극 '미친키스'

기사입력 : 2017년05월12일 12:00

최종수정 : 2017년08월24일 17:01

[뉴스핌=이지은 기자] “사랑은 잡으려 하면 도망가. 사랑은 마치 아코디언 소리와 같아. 거기에 취해 그 속이 궁금하다고 뚜껑을 열어보면 결국 빈 공간뿐이거든.”

연극 ‘미친키스’는 조광화 연출가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남자충동’에 이어 두 번째로 올라 ‘조광화展’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작품은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 장정(조동혁‧이상이)과 신희(전경수·김두희), 인호(손병호·오상원)와 영애(정수영·김로사) 부부, 그리고 장정의 동생 은희(이나경)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았다.

‘미친키스’는 자극적인 제목처럼 현대인들의 관계에서 오는 고독과 사랑에 대한 왜곡된 열정, 집착과 파멸을 직설적, 혹은 역설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자기 존재의 불완전함과 충족되지 않는 인간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이를 단순하게도 접촉에 의한 열망으로 채우려는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 나간다.

극 중 장정은 결혼을 약속한 연인 신희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확인하고 싶어 한다. 장정에게 사랑이란 곧 신체접촉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키스와 육체적인 관계로 사랑을 요구한다.

하지만 신희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인해 어디론가 떠나려 하고, 이때부터 두 사람의 구질구질한 이별이 모습을 드러낸다. 또 신희는 장정에게 벗어나 인호의 품을 택한다. 인호의 부인 영애는 사설탐정으로 일하는 장정에게 남편을 향한 부재와 욕정을 풀려 한다. 그리고 은희는 자신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인호에게 기대며 허망함을 채우려고 애쓴다.

단순한 불륜과 원조교제와는 이야기가 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키스로, 육체적인 관계로 풀 뿐이다. 네 사람의 관계가 뒤죽박죽 섞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감정은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고 서로의 등만 바라보는 연출의도가 ‘미친키스’의 포인트기도 하다.

특히 10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사랑하는 연인을 붙잡으려 하는 장정의 행동은 분노, 폭력, 애절함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내 후회하고 또 같은 행동을 저지르는 찌질한 그의 모습은 연민과 실소를 자아낸다.

이상이는 모든 것이 결핍한 장정이라는 캐릭터를 온 몸으로 표현했다. 대사 전달력 또한 흠잡을 곳이 없다. 연극 첫 도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넘치는 에너지로, 섬세한 표현으로,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모든 감정을 분출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 악사 미미의 아코디언 연주는 자신의 사랑을 집착임을 모르는 장정의 상태와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관계를 파괴하고 파멸의 길로 몰고 가는 상황을 경쾌하면서도 허망한 소리로 풀어낸다.

‘남자충동’, 그리고 ‘미친키스’까지. 조광화의 작품에서는 단순히 배우들의 연기뿐만 아니라 무대의 짜임새와 조명까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부분에서 연출가의 역량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림자로 주인공의 고통과 불안함이 더욱 잘 보이게 만들었고, 가장 밝은 조명을 사용해 그들의 민낯을 가감 없이 밝히면서 또 다른 관점 포인트를 만들어 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초연 당시 특색이 있던 부분을 과감히 삭제하고 순화시켜서 인지,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주제가 ‘불안’ ‘결핍’ ‘열망’ ‘욕정’이라는 단순한 단어들 외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미친키스’는 예정됐던 21일에서 일주일 앞당긴 14일까지 대학로 TOM1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만 19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프로스랩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세청, 홈플 대주주 MBK 세무조사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국세청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측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로 인지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기업회생신청)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 담당 부서가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맡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논란이 됐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역외 탈세 의혹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세무조사 결과 1000억원 규모의 역외탈세 혐의가 드러나 400억원 가까이를 추징 당했다. 지난해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역외탈세 의혹이 재차 제기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금에 의존해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점포 등을 팔아 인수대금을 상환하고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했다. 정작 홈플러스는 자금 압박에 빠져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면서 금융권과 업계 안팎에서 'MBK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오는 18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긴급현안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yym58@newspim.com osy75@newspim.com 2025-03-11 19:39
사진
전투기 민가 오폭 부대장 보직해임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은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 과정에서 지휘 관리와 감독이 미흡한 사실이 드러난 해당 부대 전대장과 대대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1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전투기 오폭사고 조사 과정에서 법령준수의무위반이 식별된 해당 부대 전대장(대령), 대대장(중령)을 11일부로 선(先)보직해임했다"고 전했다. 공군은 "조종사 2명에 대해서는 다음주 공중근무자 자격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전날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의 주원인이 조종사의 좌표 오입력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작전 수행 전 담당 조종사가 보고하는 실무장 계획서를 군 지휘부가 검토하는 내부 체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파악됐다고 밝혔다. 공군은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 과정에서 지휘 관리와 감독이 미흡한 사실이 드러난 해당 부대 전대장과 대대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KF-16 오폭 사고 조사결과 중간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핌DB] parksj@newspim.com 2025-03-11 15:2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