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창의교육 가능해…사교육 획기적 감소"
과거 정부 '개편 논의' 무산, "복잡·혼란" 사회적 비용 클 수도
[뉴스핌=장봄이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6일 현행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각 3년으로 이뤄진 학제를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으로 개편하자고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매 정권마다 학제개편 시도는 있었으나 학계 반발 등이 만만치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난항이 예상된다.
◆ 직업학교 훈련 뒤 대학 진학자격 획득…보통교육과 대학교육 분리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학제 개편안은 만 3세부터 시작해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는 유치원 2년간 보육과 유아교육을 받고, 이에 해당하는 비용을 국가가 지불한다. 초등학교는 만 5세에 입학해 인성, 창의력, 자기주도력, 협력 능력, 실패로부터 학습하는 능력 등을 배우게 된다.
중학교 5년 과정을 마친(만 15세) 이후에는 진로탐색학교에 진학해 2년간 학점을 쌓고 대학에 진학할지, 직업학교로 진학해 직업훈련을 받고 직장에 다닐 것인지 선택하게 된다. 직업학교를 선택할 경우에도 일정기간 훈련을 받으면 대학에 진학할 자격을 얻게 돼 원하는 경우 쉽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안 전 대표는 “보통교육과 대학교육을 분리해 보통교육을 정상화하고 창의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사교육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향후 10년 계획을 합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생부터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야당 한 관계자는 “보통교육의 정상화에 대해선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특히 사교육 감소 등이 포함된 교육혁명은 반드시 필요한 개혁과제”라면서도 “다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각계각층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권마다 '학제개편' 논의…"혼란에 비해 실익 있는지 의문"
현 정권에서도 2015년 당정 협의체가 초·중등학교 입학을 2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 검토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로 낮추고 학제 개편 방향 등을 논의했으나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었다.
앞서 노무현 정부는 ‘비전2030’ 계획으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2년 정도 낮추는 학제개편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 때도 유사한 정책적 논의가 진행됐지만 막대한 예산과 교육현장 혼란 등을 이유로 추진하지 못했다. 1951년 국회에서 ‘6-3-3학제’를 채택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개편 논의는 제기됐으나 현실화하지 못한 것이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학제개편 얘기가 나온지 오래됐고 분분한데 개편을 위해 들어가는 에너지나 혼란에 비해 어떤 실익이 있는가는 의문"이라며 "그것보다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회에 진출해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직업교육 2년 과정이 충분한지, 초중고등학교에 뽑아 놓은 교사를 어떻게 재배치하고 교육과정은 어떻게 다시 변경할 것인지 등 논의할 게 너무 많다. 과거에도 결국 공론에 그쳤고 실행과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학연령 인하에 대해서도 "충분한 사회적 고민보다는 단편적인 해결 방안에서 나왔고, 사회활동 시기를 앞당기자는 대안 중 하나인데 학계에선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너무 이른 시기에 글을 배우는 것이 아동 발달에 적절하지 못하다는 학계 견해도 있다. 이 때문에 성급한 논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