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매수한 130만주 가치도 하락
시민단체 주장 설득력 없어
[뉴스핌=황세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 주가 하락으로 1조원대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최대 3조원 이상 부당이득을 올렸다는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9월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후 출범한 통합삼성물산 주식 3136만9500주를 받았다. 통합삼성물산의 출범당시 주가는 17만원이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13일 오전 7시51분께 특검 조사실에서 나와 귀가했다<사진=김기락 기자> |
그러나 지난해 2월 28일 삼성물산 주가는 15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지분 변동이 없던 이 부회장은 4078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2월 29일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주식 130만5000주를 시간외 매매로 추가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15만3000원이으며 총매입액은 1996억6500만원이다.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이 불만이 일자 '책임경영'차원에서 추가 매입한 것. 이후 이 부회장은 3267만4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12일 종가는 12만8000원. 이 부회장은 3136만9500주에 대해 1조3175억원, 130만5000주에 대해 326억원 등 총 1조3501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중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죄 혐의 등으로 지난 12일 오전 9시30분부터 22시간 이상 조사를 벌인 뒤 13일 오전 7시50분께 귀가조치했다. 삼성합병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과 삼성의 최순실측 승마 지원을 모종의 거래로 보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얻은 실질적인 이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특검의 뇌물죄 프레임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합병과 승마 지원은 전혀 별건이라는 게 삼성측의 주장이고 이 부회장도 이런 점을 특검에서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삼성물산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통합상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합병으로 인한 결과물이지 목적은 아니라는 게 삼성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제일모직과 합병이 없었더라면 삼성물산은 2015년말 반영한 2조6000억원의 잠재손실과 건설부문의 3분기 연속 영업적자(총 8610억원) 등 과도한 손실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으로 인한 사업 가치도 반영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반론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지난해 10월 31일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 소송 5차 변론기일에서 합병 목적이 무엇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쳐 시너지를 내고 양사가 성장해 좋아지는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주장이 야권과 참여연대를 통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공정한 비율을 책정해 이 부회장이 3조원대의 부당이득을 거뒀다며 이를 몰수·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병 비율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아직 법원의 결론이 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