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개포, 반포동에 이어 송파·강동구 재건축 아파트로 확산
전달 대비 2000만~3000만원 낮춰도 매수자 찾기 쉽지 않아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의 ‘11.3 주택 대책’ 여파가 강남에 이어 송파·강동구 재건축 단지로 확산하고 있다.
투자수요가 분양권 매입을 꺼리자 매도호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분양 이후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다 11.3 대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 강동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권이 이달 들어 2000만~3000만원 하락했다. 사려는 사람은 줄고 팔려는 사람은 늘어 매도호가가 더욱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크다.
′11.3 대책′의 여파가 강남에 이어 송파·강동구 재건축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송파구 일대 아파트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최대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는 이달 들어 매도호가가 2000만원 정도 낮은 매물이 출현했다. 지난 6월 전매제한이 해제된 이후 4개월 간 분양권 거래 및 매맷값이 강세를 기록했으나 이달 이들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2600만원이다. 주택형 84㎡ 기준으로 평균 분양가는 8억8000만원. 지난달 최고 9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분양권은 이달 급매물이 9억2000만~9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거래량도 뚝 끊겼다. 서울시 부동산 거래정보망에 따르면 헬리오시티의 분양권은 지난 8월 46건, 9월과 10월에는 각각 19건이 거래됐다. 이달에는 거래 신고된 건수가 제로(0)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주택형 97.2㎡는 중간층 기준 지난달 8억1000만~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에는 7억97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2014년 분양한 이 단지는 내년 2월 입주 예정이다.
최근 분양을 마친 고덕동 ‘그라시움’도 매도호가가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올해 하반기 재건축 시장에서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이 단지는 청약 흥행에 이어 계약이 나흘 만에 끝났다. 전매제한이 아직 남아 있지만 4000만~5000만원 뛰던 매도호가는 1000만~2000만원 내려앉았다.
투자심리가 위축돼 강남권 분양권 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적어서다. 투자자들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에 관망세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주택시장에 매물이 쌓이면 매맷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당장 주택을 팔기 위해선 시장에 형성된 가격보다 저렴하게 매물을 내놔야 처분이 가능하다.
송파역 인근 P공인 사장은 “11.3 대책의 여파가 처음엔 강남 재건축 단지로 집중되다 열흘쯤 지나자 송파구, 강동구 쪽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올해 들어 주요 분양권 매맷값이 5000만~1억원 정도 올랐는데, 이달엔 전달보다 2000만~3000만원 가격을 낮춰도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