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10일 HR 컨퍼런스 개최..이달 말까지 실적평가 완료 예정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그룹이 본격적인 인사시즌에 돌입했다. 신종균 사장, 고동진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무선사업(IM) 임원들에게는 '운명의 20일'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날 삼성전자 서천연수원에서 정현호 미래전략실 인사팀장(사장)과 계열사 팀장급 인사 책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HR컨퍼런스'를 갖는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0월부터 인사 시즌이고 작년 이맘때쯤에도 HR컨퍼런스가 있었다"며 "본 행사는 인사의 방향 등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인사혁신 추진 경과와 그외 동향을 보고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오는 12월 초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인사의 기준이 되는 '성적' 집계 기준일은 이달 말까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임원들에 대한 평가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에 4분기 실적은 사실상 거의 반영되지 않는 구조"라고 전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올해 인사에서는 삼성 인사의 특징인 성과주의와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 책임을 어느 수준까지 물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초반부터 이 문제 원인을 '배터리'로 지목했지만 재계는 품질관리 책임을 물어 삼성전자에도 문책성 인사조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이 아니라 IM사업부 수장인 신종균 사장에게 책임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실적이 부진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장을 전격 교체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갤럭시 노트7 전량 리콜을 실시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전사 영업이익 잠정치가 7조8000억원으로 발표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무선사업부를 포함한 IM부문 영업이익을 2조원대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영업이익인 2조4000억원 비슷하지만 올해 2분기 대비로는 반토막 수준이다. 럭시 노트7 신제품 출시가 3분기 중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최악 성적이라는 평가다.
인사 폭풍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사장단을 비롯한 삼성전자 모바일사업 임원들은 이달 말까지 갤럭시 노트7 판매를 얼마나 회복하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갤럭시 노트은 출시 초기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2주만에 국내서 40만대, 미국에서 100만대 가량 판매됐다. 그러나 발화 이슈가 터지면서 삼성전자에 1조원대로 추정되는 리콜 비용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부터 제품 교환에 나선데 이어 지난 1일 새 버전을 국내 시장에 다시 선보였고 개천절 연휴기간에만 4만5000여대를 찬매하면서 흥행에 재시동을 걸었다. 지난 7일에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블랙오닉스 색상도 라인업에 추가했다.
다만, 주변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갤럭시 노트7 리콜이 100% 완료되지도 않은데다 교환품에서의 발화 사고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까지 120만대의 갤럭시 노트7을 교환하면서 단 한 건도 배터리 발화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나 이후 세계 곳곳에서 교환품 발화 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8일 국내 햄버거 가게에서 갤럭시 노트7 교환품이 발화했다는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제됐고 9일에는 미국에서 13살 어린이 손에 들려 있던 교환품이 발화했다는 매체 보도도 있었다. 같은날 대만에서 강아지 산책중 개선품 발화 사고를 겪었다는 뉴스도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문자를 소비자에게 잘못 보낸 정황을 보도한 외신 캡쳐 화면도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현재 발화 사고 및 문자 오전송 사건 등에 대해 제품 수거 진행 등 조사 중이며 현재로서는 밝힐 게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 회복을 위한 마케팅에 역량을 결집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잇따른 악재로 삼성전자 모바일사업에 남은 시간은 점점 더 촉박해지고 있다.
한편,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7일 임시주총을 통해 등기임원(사내이사)에 오른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사회에 합류한 이 부회장이 인사 폭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