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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홍콩서 보험상품 사재기, 왕서방 돈폭탄에 보험업계 즐거운 비명

기사입력 : 2016년09월06일 11:01

최종수정 : 2016년09월06일 11:01

싼 보험료 달러자산 확보 일석이조, 보험관련 레버리지투자도 활발

[뉴스핌=이승환 기자] 홍콩을 찾는 중국인들이 명품 대신 보험 상품을 쓸어 담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의 홍콩보험 수요가 급증하면서 홍콩 직장인들중에는 보험 설계사로 직업을 바꾸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증권시보는 5일 홍콩보험업감리처의 최근 통계를 인용, 지난 2분기 중국인들이 홍콩에 매입한 보험 상품의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인 169억 홍콩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06년과 비교해 10배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지난 상반기 홍콩 내 전체 신규 가입 보험료 수입에서 중국 본토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37%까지 치솟은 상태다. 지난 6개월 중국인들에 대한 신규 보험료 수입은 총 301억 홍콩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316억홍콩달러)보다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중국인들의 홍콩 보험 매입 열풍은 포화상태의 홍콩 보험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1인 1보험의 높은 보급률에도 불구, 지난 몇 년 중국 관광객들이 보험 사재기에 나서면서 홍콩 보험시장이 연간 10% 대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홍콩 보험 시장의 총 가입 상품 수는 전체 인구수와 맞먹는 약 700만개로, 인구 당 보험료와 GDP 대비 민간보험료 납부율도 각각 6000달러, 15%로 세계 최상위 수준을 자랑한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험 설계사도 덩달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은 물론, 의사, 국제학교 교사, 건축설계사 등 다양한 직장의 사람들이 보험설계사를 겸하거나, 아예 이직을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명 ‘해외자산관리 자산관리 전문 설계사’가 유망직종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홍콩 증권사는 물론 홍콩에 진출한 중국계 투자기관들도 잇따라 ‘해외자산관리’ 부서를 설립,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 개발 및 판매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시보는 이와 관련해 “최근 홍콩의 영국계 보험사 창구에 가면 중국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서있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며 “마치 과거 세일 시즌 명품을 쓸어 담기 위해 쇼핑센터로 몰려들었던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고 전했다.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중국 관광객들이 이처럼 홍콩 보험 상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중국 본토와 비교해 홍콩의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는 것. 중국 본토에 비해 낮은 사망률과 비교적 정확한 보험 상품 설계 능력으로 인해 홍콩의 보험료가 중국에 보다 1/3 정도 저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홍콩의 선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이유는 위안화 환율 상승(가치 하락) 전망에 따른 헤지 수요다. 즉 환율 변동으로 자신이 보유한 위안화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것에 대비해 달러 표시 자산을 구입해 두는 것으로, 중국 당국이 과도한 자산 유출을 우려해 중국 내 달러 매입을 일정 수준에서 제한하고 있는 데 따른 투자 전략이다.

일부 중국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홍콩 보험상품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도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100만달러 짜리 사망보험 상품을 매입한 뒤 수령인을 자녀로 선택, 상속세를 피하는 동시에, 사망전까지는 보험금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 홍콩의 달러 표시 채권이나 신탁상품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현재 홍콩 금융 시장에서는 보험 상품을 담보로 최대 70% 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금리는 2%~2.5% 수준이다. 반면 홍콩 내 달러 채권 혹은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4%로, 레버리지 투자로 2%대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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