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어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첫 발…"고객 많아지면 좋겠다" 기대
[뉴스핌=함지현 기자] "그동안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를 몰랐는데 와 보니 가격이 싸고 깔끔한 것 같아요. 매장도 크고 아이를 맡길곳도 있고 앞으로 자주 올 것 같네요."
충청북도 당진시 읍내동 당진어시장에 위치한 이마트의 노브랜드 당진어시장점. 이곳에서 만난 한 30대 주부는 안고 온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진어시장은 당진 전통시장에 속해있다. 얼마전까지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불편한 관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전통시장에 입점해 있는 모습은 다소 어색한듯 하다.
하지만 이마트와 당진전통시장측은 새로운 '상생'을 기대하며 노브랜드를 입점시켰고, 양측은 서로 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당진어시장 내 노브랜드 매장 모습<사진=이마트> |
31일 서울에서 차를 타고 두 시간여 내려와 찾은 당진어시장. 지난해 6월 새로운 건물에 문을 연 이곳은 현대화 작업을 거쳤음에도 1층 어시장에는 고객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다소 깔끔한 건물에 다양한 수산물이 놓여져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시장과 크게 다른점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노브랜드가 위치한 2층으로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순간 활기찬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노브랜드 매장은 아직 오픈한 지 얼마안돼 고객들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주방기구·주류·과자·가전·음료 등 가지런히 진열돼있는 다양한 상품을 둘러보던 고객들은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매장 맞은편의 희망장난감 도서관에는 엄마를 따라 이곳을 찾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놀이를 하고 있었다. 노브랜드를 방문한 대부분의 주부 고객이 가장 좋은 점수를 준 공간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언뜻보면 분위기가 전혀 다른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이렇게 한 건물을 쓰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이마트에 따르면 당진 어시장은 지난 해 6월 새 건물에 입주했지만 2층 운영 주체를 찾지 못하며 반쪽 영업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서울 중곡제일시장과 이마트 에브리데이와의 상생 사례를 접한 전통시장 상인회가 이마트에 입점 가능 여부를 물어왔다.
양측은 1년 여의 협의를 통해 노브랜드를 입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당진시에 신규 점포를, 당진어시장은 2층 공실 해결을 통한 영업활성화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즉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상생 스토어가 만들어진 셈.
처음에는 전통시장 안에 대형마트의 매장이 들어선다는 것에 대한 시장상인들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노브랜드가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신선식품은 취급하지 않기로 한데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며 결국 입점까지 이어지게 됐다.
어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지금까지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 컸다"며 "2층(노브랜드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거기에 없는 물건을 사기 위해 1층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측은 이번 상생스토어의 성공여부를 유심히 지켜볼 예정이다. 만약 이번 모델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향후 다른 전통시장과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신선식품보다 생활품 중심으로 개발된 노브랜드가 당진어시장과 잘 어울리므로 이곳에 진출할 수 있게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요청이 있다면 여러 상황을 감안한 뒤 추가출점 할 수도 있는 만큼 여러 지자체에서 '노크'를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