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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스바겐 사라진 도산대로...日'활짝'·獨'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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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보다 가솔린 차량 문의 많아져...일본차 및 하이브리드 관심 늘어
폭스바겐 매장은 사실상 '폐업'

[뉴스핌=이성웅 기자] 체감온도 4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폭염경보가 이어진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 도산대로. 무더위 탓인지 거리에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이곳은 한국에서 수입차 경쟁이 가장 심하다고 하는 격전지다. 

환경부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80개 모델 판매정지 및 178억원의 과징금 행정처분을 내린 것은 지난 2일. 불과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환경부 처분의 여파는 도산대로에 고스란히 반영된 듯 했다. 이 주변에 들어선 20곳에 달하는 수입차 전시장들이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BMW 코오롱모터스 삼성전시장 전경. <사진=이성웅 기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BMW 전시장. BMW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같은 독일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미니 브랜드와 함께 판매가 이뤄지던 이곳에는 국내 2위 수입차 업체답게 AS와 구매상담 등의 이유로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에도 6명이 다녀갔다. 그러나 폭스바겐 사태로 특별히 더 바빠졌다는 인상은 없었다. 직원들도 폭스바겐 판매정지 이후의 도산대로 인근 분위기 변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의 기본적인 방침은 타 업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다만 폭스바겐 판매정지 이후에도 소비자의 성향 변화는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고 최근의 판매량 감소 등은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만 전했다.

벤츠 전시장 역시 비슷한 풍경이었다. 전시장에는 몇몇 손님들이 여느 때처럼 직원들과 상담을 나누고 있었지만, 현장 직원들에게 이렇다 할 이야기를 듣긴 힘들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으로 인해 BMW와 벤츠의 판매량에 큰 영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기본적으로 폭스바겐은 BMW와 벤츠와는 성향이 다른 브랜드이고, 프리미엄 수입차를 고르는 소비자들이 먼저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볼보 전시장이었다. 볼보 전시장은 BMW나 벤츠 전시장과 달리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직원들을 만난 10분 남짓한 시간동안 이곳을 찾은 손님은 1명도 없었다.

볼보는 폭스바겐 등 독일 업체에 버금갈 정도로 대다수 차량에 디젤 모델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다. 다만 볼보는 디젤 모델과 함께 가솔린 모델도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지난 7월 전년 동기 대비 44.3% 판매량을 늘리며 몇 안 되는 플러스 성장 업체가 됐다.

볼보 전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도 디젤 모델에 대한 불안정성을 의식한 듯 가솔린 모델을 찾는 추세였다. 한 영업사원은 "방문객들도 최근에는 디젤 모델보다는 가솔린 모델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며 "때문에 우리들도 가솔린 모델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요타 엘앤티모터스 강남전시장 전경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반면 일본 브랜드들의 표정은 앞선 볼보나 독일차 업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토요타 전시장에는 활기가 있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자 몇몇 손님이 라브4 하이브리드와 4세대 프리우스 등에 관심을 보이며 전시된 차량에 탑승에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었다.

이러한 일본차에 대한 관심은 실제 판매량으로도 이어졌다. 토요타와 렉서스의 올해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1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직원은 "폭스바겐 사태의 반대급부로 확실히 일본차, 특히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종전보다 방문객도 늘었음은 물론 판매량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인피니티 전시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인피니티의 인기모델인 Q50에는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모두 있어 최근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곳 전시장에서 영업팀장을 맡고 있는 한 직원은 "Q50의 경우 여전히 디젤모델이 상대적으로 잘 팔리긴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며 "지금 디젤모델을 구매했을 때 정책적으로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클라쎄오토 강남전시장 전경 <사진=이성웅 기자>

판매정지 철퇴를 맞은 폭스바겐 매장에도 여전히 불은 켜져 있었다. 물론 사실상 판매할 수 있는 차량이 거의 없는 탓인지 육안으로 보이는 직원은 한두명뿐이었다.

이날 도산대로를 돌아다니다가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정지를 전후로 해서 이쪽 동네(도산대로)에 상당수의 폭스바겐 출신 이력서가 돌아다니는 것으로 안다"라며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느냐"라고 귀띔했다.

8월의 첫 금요일이었던 이날, 휴가와 폭염이 겹치며 도산대로의 전시장들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생기를 느끼기 힘든 이 곳에서 경쟁업체들은 조금 더 뜨거워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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