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계약직도 포함] 변질된 김영란법…헌재만 바라보는 국회

기사입력 : 2016년06월22일 12:50

최종수정 : 2016년06월22일 12:56

언론인·사립교원 제재대상-배우자 신고의무 조항 등 쟁점

[뉴스핌=김나래 기자] 오늘 9월 시행을 앞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논의 과정에서 당초 취지와 다르게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초 김영란법은 공직자들을 규제 대상으로 삼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사립학교 교사와 언론인 등 민간영역으로 확대되며 혼란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영란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이 주목된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다. 정치권에선 헌재의 결과를 지켜본 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김영란법 논의과정에서 '법안 취지' 변질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김영란법은 2011년 6월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공정사회 구현, 국민과 함께하는 청렴 확산 방안’을 보고하며 처음 제안됐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이듬해 '벤츠 여검사' 사건 등 공직자의 잇단 부정부패 사건이 계기가 됐다.

초안은 '공직자의 청탁 수수 및 사익추구 금지법'으로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부정한 청탁을 받은 공무원은 처벌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후 2012년 8월 권익위는 공직자가 금품 등을 100만원 초과 수수하면 형사 처벌을 받는 내용의 원안을 입법 예고했고, 2013년 7월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로 넘어가 정무위원회에 법안이 상정됐지만 ‘법의 적용대상이 광범위하고 위헌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김영란법 통과의 계기가 됐다. 참사의 원인으로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가 지목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김영란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게 된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원안에 없던 민간 영역인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이 포함되면서 '과잉입법' 논란이 일었다. 시민단체와 변호사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전문직이 제외되며 형평성 논란이 더해졌다. 부정청탁 기준의 모호성,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 가능성, 배우자 신고 의무 등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김영란법 논의를 주도했던 김용태 새누리당 간사는 "처음에는 국회의원,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 5만명만 시작해 보고 넓히자고 했다"며 "또 부정청탁 범위가 넓으니 금품수수만이라도 먼저 해보자. 특히 직무와 관련이 있어 대가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만원짜리라도 처벌하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기식 더민주 전 의원(당시 정무위 더민주 간사)도 "김영란법은 전 세계 유례없는 포괄적이고, 강력한 입법인 것은 분명하다"며 "처음 이 법이 제출될 당시 나는 '이런 포괄적인 입법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김영란법 일부를 개정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초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뿌리잡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김영란법은 법안 논의 과정에서 민간의 교육자와 언론까지 포함되면서 과잉 입법 논란이 번졌다. 특히 김영란법 대상이 공공기관과 언론사, 교육기관의 정규직뿐 아니라 계약직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돼 전혀 상관없을 것 같던 서민들까지 범법자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정치권 수정론 봇물…김영란법 헌법소원 핵심 쟁점들은?

시행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지막 변수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다. 법적용 대상을 민간 영역까지 확장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변협의 지적이다. 현재 김영란법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직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사 임직원까지 적용 대상자로 규정한다.

채명성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는 변협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엄격한 법 적용이 요구되는 공직자의 범위에 그 성격이 전혀 다른 민간영역, 그 중에서도 언론과 교육으로 한정해 법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했으면 배우자를 반드시 신고하도록 한 조항도 논란의 대상이다.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가족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을 경우 공직자를 처벌토록 한 조항은 헌법에서 금지한 '연좌제'에 해당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함께 법조계는 김영란법의 애매모호함을 지적하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자의 경우 형법으로 다스리는 만큼 명확성이 결여된 조항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김영란법 제5조는 누구든지 공직자 등에게 법령에 위반되는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6조는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 등은 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하지만 법적용의 기본이 되는 '부정청탁'이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헌재는 또 금품의 범위를 법률에 대강이라도 한정하지 않고 시행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이로 인한 권한 남용, 자의적 수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재는 9월28일 법 시행일 전에 위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헌재가 대통령령 위임조항을 위헌으로 선고한다면 시행령안은 사실상 효력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헌재가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해도 김영란법 전체가 위헌이라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해당 조항만 빠질 뿐 법 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헌재의 판결과 별개로 김영란법이 국회의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김영란법에 대해 이해단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어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며 "업무 보고와 여러 의원들과 얘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이 위원장이 그동안 발언을 비추어 봤을 때 개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가 김영란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기 때문에 위헌 결정이 나거나 법 시행 이후 부작용이 노출되면 본격적으로 법 개정 작업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재판 중단 '헌법 조항 충돌'?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든 데 대해 야당이 '판결로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로 재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헌법의 애매한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헌법 조항의 충돌 문제로 번진 것이다.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서울고법의 결정이다. 법원은 "재판부에서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추정)을 하기로 했다"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추정은 사실상 임기 내 재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위증 교사와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네 개의 재판도 연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헌법 제68조'를 들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반박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68조를 예시하며 "헌법상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 상식 면에서도 그렇다"고 '헌법 제68조'를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68조는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서울고법 형사7부 주장대로 대통령이 돼서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라면 헌법 68조의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때'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중단된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대통령이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을 이유가 없다. 결국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로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은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관건은 헌법 제84조의 해석이다. '소추(訴追)'의 의미를 검사의 공소 제기(기소) 외에 기존의 재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진행 중인 재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이런 주장까지 포함하면 헌법 84조와 68조가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판결은 법원의 판결 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포함할 수 있다. 대통령의 중대 행위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경우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을 의미한다면 충돌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판 중단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판사에 따라 다른 입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처리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12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13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서울고법이 재판을 중단하고 나머지 재판도 중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방탄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2025-06-10 13:43
사진
기재부 1차관 이형일·2차관 임기근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기획재정부 1차관에 이형일 통계청장, 2차관에 임기근 조달청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교부 1차관에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2차관에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를 각각 발탁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사진=뉴스핌DB]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임명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주도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탁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경제 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해서 경제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이형일 통계청장에 대해 "주요 정책 라인 경험이 풍부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국을 경험하는 등 위기에 강한 인물"이라며 "미국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고, 기재부 직원들이 꼽은 담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고 소개했다. 이어 "복합적인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왼쪽), 임기근 기재부 2차관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된 임기근 조달청장에 대해선 "임 차관은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을 두루 자타공인 예산 전문가"라며 "정책 조정과 성장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했고, 국회 예결위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의 협력도 능숙하게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적극 재정으로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되고 성장 전략의 토대를 닦을 예산 정책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된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에 대해선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오랜 워싱턴 경역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 현안 해결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였다"며 "박 차관은 미국 트럼프 2기 최우선 과제인 관세 협상 등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지켜낼 적임자로 손꼽힌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에 대해선 "김 차관은 한미 연합사 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하고 입체적 경험이 돋보이는 분"이라며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 직속 군축 자문위원을 지낸 유망한 학자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주에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자 외교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켜낼 인물로 큰 기대가 된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발탁됐다"며 "(문 차관은) 석유와 가스, 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통으로 산자부 장관 직속의 에너지 전환 국민소통 TF 단장을 맡아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E100 규제 등 에너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며 미래 전환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대해선 "여 본부장은 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정책국장으로 통상 정책을 총괄했고, 국제통상과 경제 협력 전반을 조망하는 정책 수립과 협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관세 협상 등 세계적으로 거세진 통상 무역 갈등 속에서 경제 외교의 중심을 잡을 핵심 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다음 주로 다가온 G7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킬 외교 전문가들로 신속하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며 "내란으로 인해 망가진 행정부를 신속하게 원상 복구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는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0 17: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