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엔화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등락,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뛰었지만 증시 전반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투자자들은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움직임이다.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5.00포인트(0.20%) 상승한 1만7576.9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5.69포인트(0.28%) 완만하게 오른 2047.60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2.32포인트(0.05%) 소폭 상승한 4850.69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 2월 저점 이후 10% 이상 랠리한 주요 지수가 추가 상승을 이끌만한 동력을 찾지 못한 채 피로감을 드러내는 양상이다.
이날 장 후반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고, 장 초반 세 자릿수의 랠리를 보였던 다우존스 지수도 소매 업종의 하락으로 상승폭을 크게 축소했다.
알코아를 필두로 다음주 본격화되는 기업 실적 발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기업들이 내놓는 하반기 이익 전망이 단기적인 주가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리스틴 마군 앰플리파이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1분기 이익 부진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를 포함한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 때문에 많이 오른 종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중앙은행에 대한 투자자 신뢰 저하가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최근 엔화 강세는 정책자들의 경기 부양책이 의도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강한 랠리에 이어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재료가 부재하며, 증시 전반의 체력이 취약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섹터별로는 국제 유가가 6.6% 급등하며 배럴당 39.72달러에 마감, 40달러 선을 저울질한 가운데 관련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셰브런이 1.62% 뛰었고, 마라톤 오일과 베이커 휴스가 강보합에 거래됐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코아는 0.1%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페이스북이 2.6% 떨어지며 지수를 압박했고, 나이키와 유나이티드헬스 역시 각각 1.5%와 0.9% 떨어졌다.
한편 이날 장 초반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해외 리스크 요인을 근거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경제 펀더멘털과 인플레이션은 탄탄한 것으로 평가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도매재고는 전월에 비해 0.5% 줄어들었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를 웃도는 감소폭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