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르포] 노인들 성지 '종로3가'..그들만의 송년회

기사입력 : 2015년12월27일 15:15

최종수정 : 2015년12월27일 17:00

7080대 노인들 종로3가 콜라텍 파고다타운서 만나 외로움 나눠

[뉴스핌=이광수 기자] '7080' 노인들이 그들만의 분위기와 장소로 송년회를 즐기고 있다. 연인과 연애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젊은 세대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노인 송년회의 '성지', 종로3가. 그 곳에는 내년에도 '건강하게 잘 살 것'을 다짐하며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노인들로 가득찼다.

◆ 7080커플 한 데 모여 '빙글빙글'

27일 오후 12시 30분. 서울시 종로구 돈의동 '피카디리 플러스' 빌딩. 손을 꼭 붙잡은 커플들이 끊임없이 입구를 드나들었다. 20대부터 70~80대까지. 모두 한 곳에 들어서는 모습이 다소 생경했다. 20대 커플은 1층에있는 귀금속 상가에서 커플링을 들여다본다. 노인 커플들은 당당하게 그 사이를 오갔다. 목적지는 9층 콜라텍이다.

"9층? 뭐야, 일 때문에 왔어? 여기가 뭐하는데인지는 알아? 여기 젊은 사람들 오는데 아니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보안요원은 낯선 이방인을 경계했다. 재차 무슨일로 왔냐고 이유를 묻는다.

'할머니를 찾으러 왔다'며 할머니의 구체적인 인상착의를 말하자 그제서야 보안요원이 경계심을 다소 풀기 시작했다. "기자들이 가끔 왔다간다고 들었어. 노인들이 노는게 '왜' 궁금한거야? 젊은 사람들 노는거랑 똑같아" 당신들의 유흥 문화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 보였다. 그들에게 20대 남자는 외국인보다 더 먼 이방인이었다.

종로구 관수동 국일관 콜라텍 스테이지. 70~80대 노인들의 대표적인 사교 모임 장소다. <사진=이광수 기자>

9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어림잡아 200여명은 될법한 노인들이 '뽕짝' 음악에 맞춰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발디딜 틈이 없다. 빨간색과 노란색, 파란색 등 모피코트부터 한복까지 화려하게 꾸민 노인들이 스테이지를 점령했다.

"여기 혼자서도 자주와" '연말을 맞아 친구분과 함께 오셨냐'는 질문에 한모씨(70대)는 "혼자서 왔다"고 했다. 혼자서 와도 다함께 어울리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들이 왜 여기를 자주 찾는지도 덧붙였다. "입장료 1000원에 하루종일 즐겁게 놀 수 있지, 우린 밥도 여기서 먹어."

무대 바로 위에는 노인들을 위한 식당이 마련돼 있다. 식당 관계자는 "잔치국수 2000원, 닭곰탕 4000원 등 바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또다른 콜라텍 '국일관'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오는 분도 계시다"며 "어르신들의 문화"라고 설명했다.

◆ 동창부터 산악회 모임까지…파고다 타운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술잔을 기울이는 곳도 있었다. 종로구 수표로 '파고다 타운'. 2010년 문을 연 색소폰 라이브 카페다. 26일 밤 7시. 500여석의 좌석이 한 명도 빠짐없이 노인 손님으로 가득차 있다.

서울 종로구 수표로 '파고다타운'. 70~80대 노인들의 대표적인 모임 장소다. <사진=이광수 기자>

"우린 젊은 애들 있는데는 안가, 여기가 훨씬 편하지. 다 우리 또래니까" 산악회 모임 장소로 파고다 타운을 찾은 김모씨(68)가 말했다. 그는 "다른 곳에 가면 늙은이 취급을 받는것 같고 소외감을 느낀다"며 이 곳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파고다타운은 7~80대 노인들에겐 소중한 장소다. "젊은 사람들이 늙었다고 무시하는데, 우리도 우리만을 위한 분위기와 공간, 이런게 있단말이죠" 모임 장소로 파고다 타운을 자주 찾는다는 최덕수씨(77)가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실제로 주말 저녁이면 예약이 가득 찰정도로 7~80대 노인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단다. 최씨는 "연말에 이렇게 모이는거 아니면 또 언제 모이겠냐"며 "살아있을때 이렇게 모이는게 큰 의미"라며 다시 친구들과의 대화로 푹 빠져들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