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철의 여인 둥 대표 경영권 쉽게 내주지 않을 것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거리전기(격력전자 格力電器)의 둥밍주(董明珠)회장(대표이사)이 회사를 뺏길 위기에 놓였다. 그간 강인한 정신력과 거침없는 언변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둥밍주 대표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둥밍주 중국 거리전기 대표 <사진=거리전기 홈페이지> |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서 보험자본의 지분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전제품 분야의 우수 기업인 거리전자에도 보험자본의 '공격'이 시작됐다.
중국인수보험의 자본이 거리전기의 주식 4756만주를 매수, 9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둥밍주 대표는 10대 주주 밖으로 밀려나게된 것. 3분기 거리전기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둥밍주 대표는 지분 4381만주를 보유 8대 주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최근 보험 등 기관투자자의 공격적 투자에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요식업계의 유명 여성 기업인이었던 장란(張蘭)도 올해 본인이 창업한 차오장난(俏江南)의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빼았기며 '몰락'했던 경험이 있어 둥밍주의 10대 주주 자격 상실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중국 언론은 벌써부터 거리전기의 대표를 맡고 있는 둥밍주가 거리로 쫓겨날 수 있다는 선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지만, 둥 대표는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 재계 안팎의 평가다.
둥밍주 대표는 중국 사회에서 누구보다 강인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녀의 '존재감'은 거리전기의 시장지위, 둥 대표의 사회적 지위와 탁월한 경영능력 그리고 둥 대표의 거침없는 성격에서 비롯됐다.
특히 둥 대표가 중국 최고의 여성 기업가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불과 한 달 전인 11월 말에도 둥밍주 대표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재계 여성 25인가운데 1위에 선정됐다. 둥 대표는 이미 6년 연속 재계 파워 여성 25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중 세 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둥 대표가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성 기업인'로 인정받게 된 것은 중국의 대표 가전으로 자리잡은 거리전기의 창업과 발전 덕분이다.
둥 대표가 1991년 설립 후 24년 동안 거리전기를 우량기업으로 키워올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강인하고 냉철한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자신의 회사를 위해 '대변인'을 자처하며 각종 행사장과 매체에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히는 모습은 중국 언론에 자주 보도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22일에 열렸던 중국 제조업 고위급 포럼에 참가한 둥 대표는 연일 자신의 SNS를 통해 행사 분위기를 전했고, 행사 기간 4개 제조업체와 함께 미국의 유력 매체 뉴욕타임스에 ‘세계가 중국과 사랑에 빠지도록 하자'라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올해 주력상품으로 밀고있는 스마트폰 초기화면에 둥밍주 대표 자신의 사진을 넣는 파격적 전략으로 소비자를 놀라게 했다.
또한 신흥기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君)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등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경영철학을 추진하는데 거침이 없어 '철의 여인', '파이터' 등의 별명을 얻게 됐다.
둥밍주 대표가 재계 안팎의 주목을 받는 것은 거침없는 그녀의 성격만은 아니다.
오히려 변화무쌍한 중국 전자 시장에서 오랜 시간 거리전기를 선두 기업으로 지켜낼 수 있었던 그녀의 경영능력에 주목한다.
거리전기는 에어컨 등 가전제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지위를 점하고 있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기술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을 강조하는 둥 대표의 경영철학에 따라 거리전기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7개 연구소에 소속된 연구원은 8000여 명에 달한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