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기온이 곤두박질쳤다. 핸디캡 16인 L씨는 추운 날씨에도 주말골프를 갔다 왔다.
전반 9홀 플레이는 생각보다 잘 풀렸다. 5번 홀까지 파 1개에 보기 4개였다. 물론 첫 홀은 좀 봐준 게 있다. 첫 그늘집에서 어묵탕에 정종을 한 잔하며 L씨는 생각한다. 조금 더 집중하면 자신의 핸디캡보다 스코어가 잘 나올 같았다.

L씨는 자심감이 붙었다. 그늘집 다음 홀인 파5 6번 홀(501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렸다. 아주 잘 맞았다.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오잘공’이다. 퍼펙트한 드라이버 샷이었다.
드라이버 티샷의 비거리도 좋았다. 볼이 페어웨이였으나 놓인 위치는 썩 좋지 못했다. 내리막 경사에 볼이 멈춰 있었다. 여기서 L씨는 클럽선택을 고민했다.
여기서 L씨는 결심이 선 듯 3번 페어웨이 우드를 뽑아 들었다. 잘만 치면 2온으로 이글까지 바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글이 아니라도 볼을 그린 근처까지만 갖다 놓으면 버디도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L씨의 계산은 맞았다. 아마추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계산이다. 그런데 문제는 L씨가 3번 페어웨이 우드가 ‘쥐약’이었다. 약해도 너무 약했다. 십중팔구가 미스샷이었다.
아마추어골퍼들이 툭하면 미스샷을 내는 게 3번 페어웨이 우드다.
L씨가 3번 페어웨이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은 미스샷이 나고 말았다. 그것도 OB였다. L씨는 OB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잘만 치면...’이라는 가능성을 더 믿었다. 또 ‘오늘 베스트스코어도 가능하다’는 유혹도 이기지 못했다.
두 번째 샷이 OB구역으로 날아간 이후 L씨의 플레이는 엉망이 됐다. 이 홀에서 L씨는 3퍼트까지 하며 쿼드러플보기를 기록했다. 이글 아니면 버디 욕심이 쿼드러플보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L씨는 이날 베스트스코어까지 바라볼 만큼 잘 되던 골프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욕심에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결과다. 아마추어골퍼에게 3번 페어웨이 우드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단 한 번의 유혹이 그날의 라운드를 망칠 수 있다.
아마추어골퍼는 ‘3번’의 유혹에서 벗어나 끊어 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잘 안 맞는 클럽은 어떤 상황에서도 안 맞는다.
드라이버 티샷이 빗맞아 비거리가 줄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3번’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박또박, 끊어가라.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