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동주 부회장 주장 대부분 경영권과 관련 없다"해명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각종 논란을 만들어내면서 롯데그룹이 떠들썩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공식 입장을 배포하는가 하면 내용증명을 보내고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그룹을 둘러싼 경영권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는 상황.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들 논란 대부분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보다는 그 외적인 논란에 치우쳐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소극적 대응으로 수세에 몰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략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19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논란에 대해 ‘최소한의 대응’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오히려 논란과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수 있고 나아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의도대로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대응은 신동빈 회장이 수세에 몰린 것 같이 비춰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논란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나오면 여기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잇따르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포하거나 광윤사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해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 논란 등에서 늘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뒤쪽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김학선 사진기자> |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롯데홀딩스”라며 “롯데홀딩스의 지분 과반을 확보해야만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데 지금 제기한 소송이나 논란은 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실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에 제기한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 무효 소송’은 승소하더라도 이사회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다시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해임될 수 있고 호텔롯데에 제기한 이사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역시 승소하더라도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 전부다. 승소가 곧 경영권의 확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같은 맥락에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해임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 된 것은 롯데홀딩스 과반의 주주 확보와 직접 관련이 없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 논란 역시 경영권과 무관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과 직접 관계가 없지만 논란을 만들어 롯데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를 확보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이라고 자신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도 이런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상당부분 영향을 받는 중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신동빈 회장이 직접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여해야 했던 것도 이런 부담과 무관치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같은 논란이 반복될 경우 기업이미지 실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신동빈 회장 측에서는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기도 부담되고 마냥 수세에 몰리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언제까지 신동빈 회장이 소극적으로 대처하지만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논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까지 논란을 지속하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에 신동빈 회장이 어느 지점에 반격에 나설지 눈길이 쏠린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