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수요예측 흥행 실패..롯데하이마트 수요예측이 시금석
[뉴스핌=김남현 정연주 기자] ‘왕자의 난’이 지속되고 있지만 롯데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및 회사채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그룹 내홍이 지속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등 부작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향후 소송이 진행되면서 어떤 돌출 변수가 출몰할지 예측키 어려운데다 당장 하반기 면세점 특허 경쟁과 관련해 롯데의 시내 면세점 수성이 어려울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8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벌이겠다고 선포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 분쟁 초기단계, 여파 아직 미미
12일 채권시장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이 같은 법적 분쟁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을 알기 어렵다고 봤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파트장은 “쉽게 끝날 문제가 아니다. 다만 경영권 분쟁에도 기업공개(IPO)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무난히 이뤄진다면 신용등급은 오히려 괜찮아 질 것으로 본다. 계열사들 역시 사안에 따라 달라질수 있겠지만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류 파트장은 지난달 22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이슈가 그룹 및 주요 계열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호텔롯데의 IPO와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전환이 성공할 경우 형제간 분쟁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신용등급은 오히려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경영권 분쟁이 더 커져 IPO가 안되는 등 계획대로 가지 않는다면 새롭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 “다만 현 상황에서는 좋다 나쁘다 판단키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여타 신평사도 다르지 않았다. 실제 한신평 보고서보다 앞선 지난달 17일 한국기업평가는 롯데 왕자의 난 와중에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최주욱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등급전망 상향 조정 이유로 주요 제품의 수급, 저유가 상황에서 개선된 원가경쟁력, 다각화된 제품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할 때 우수한 재무안정성의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22일 한기평은 롯데물산의 신용등급을 AA등급에서 AA-등급으로 강등하기도 했지만 이는 제2롯데월드 공기지연에 따른 것으로 ‘왕자의 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 롯데케미칼 미매각은 분쟁이슈와 무관..내주 롯데하이마트 수요예측 주목
롯데케미칼이 AA+ 신용등급임에도 최근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맛봤다. 다만 글로벌 업황 부진이 원인라는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에 따라 롯데 계열의 회사채를 통한 자금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왕자의 난 이슈를 겪고 대외 이미지상 기관 투자가 과거에 비해 껄끄러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해당 이슈가 이미 상당부분 소화됐고 안정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는 롯데 회사채는 여전히 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분위기가 워낙 경색됐고 AA- 이하는 기피 대상인데 투자자들의 자금은 많은 상황”며 “물론 기관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왕자의 난’이슈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슈를 떠나 이 같은 시장상황에서 최상위등급인 롯데가 수요예측을 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21일로 다가온 롯데하이마트(AA-)의 수요예측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차입부담 감소와 그룹의 우수한 신인도에 따라 롯데하이마트의 수요예측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경록 대우증권 크레딧채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수요자 쪽에서 그 같은(왕자의 난) 노이즈를 싫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다만 그런 이슈로 롯데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점에서 큰 영향은 없다는 생각이다. 최근 롯데케미칼 회사채 미매각의 경우도 중국경기 하강에 따른 화학업종 부진이 더 크게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롯데케미칼과 달리 내수기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