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의 약세 흐름과 경기 둔화 우려에 투자심리가 냉각,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다우존스 지수가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크게 확대, 3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옵션 시장에서 풋-콜 비율이 3년래 최고치로 뛰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 주요 종목이 일제히 급락했다.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58.04포인트(2.06%) 급락한 1만6990.6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3.88포인트(2.11%) 떨어진 2035.73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141.56포인트(2.82%) 하락한 4877.49에 거래, 5000선 아래로 밀렸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의 낙폭은 8주간 최고치에 해당한다. IT와 미디어, 소비재 섹터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원자재 가격의 내림세가 지속되는 데다 해외 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
에버뱅크 월드 마켓의 크리스 가프니 대표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9월보다 12월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배경이 디플레이션 리스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식시장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보류될 경우 시장이 인식하지 못하는 악재를 정책자들이 감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고, 이는 주가에 악재라는 얘기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면서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의 약세가 주가 하락의 가장 커다란 요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에너지 섹터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원자재 하락에 따른 파장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르한 캐피탈의 애덤 사르한 대표도 “중국 위안화 약세와 이에 따른 이머징마켓 통화의 동반 하락, 여기에 유가 하락이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증폭됐다”고 지적했다.
종목별로는 넷플릭스가 7% 가량 폭락하며 최근 미디어 섹터의 주가 하락의 파장을 반영했고, 애플도 2% 가까이 밀렸다.
월트 디즈니 역시5% 이상 떨어졌다.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끌어내린 데 따라 하락 압박을 받았다.
이와 달리 금광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금값이 2% 이상 오르며 온스당 115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관련 종목이 상승 탄력을 받았다.
뉴몬트 마이닝이 약세장 속에 4% 가까이 오르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프리포트 맥모란도 강보합에서 거래됐다.
미국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7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에 비해 5000건 높았다.
반면 7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에 비해 2% 증가한 연율 기준 559만건으로 2007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