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윤원 기자] 한 화가의 처절한 삶과 죽음이 고스란히 무대에 재현된다. 빈센트 반 고흐의 125주기인 올해,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고인을 위한 헌정시라 할 만하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37년간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빈센트와 그의 동생 테오가 실제 주고 받았던 700여통의 편지, 빈센트가 남긴 명작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15년 공연은 작년 초연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카페 테라스’, ‘밤의 카페’ 등이 추가됐다.
초연에 비해 테오의 스토리가 보강된 점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고흐 형제의 형제애가 좀더 살아났다. 그 일환으로 테오의 감정이 담긴 넘버 ‘To.빈센트 반 고흐’가 추가됐는데, 이는 동생 테오가 세상을 떠난 형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대는 빈센트가 죽은 뒤,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는 테오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그리고 유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테오의 모습과 생전 빈센트의 삶이 교차된다. 한평생 소외와 편견에 비틀대던 빈센트의 삶이 담담히 나열된다. 동떨어진 시공간에 선 빈센트와 테오, 각자의 이야기가 기승전결의 일치를 이루며 구조적 통일감을 가져간다.
극의 절정, 빈센트가 죽음의 앞에서 비로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장면은 찌릿한 전율을 남긴다. 죽음을 앞둔 그가 말한다. “그림으로 인해 행복했었으니 아무래도 좋아.” 그리고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 그림에 모든 것을 걸었던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인정하는 순간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스스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기 전, 그 유명한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완성했다. 이 그림이 빈센트 삶의 비통과 좌절이 아닌 클라이맥스를 상징하는 이유는 그의 대사에서 명백해진다. “밀밭에서 난 죽음을 봤어. 그래도 슬프지 않아. 황금빛 태양이 찬란하게 비춰주는 죽음이니까.”
빈센트 역에는 작년 초연에 이어 김보강이 무대에 오른다. 새로운 캐스트인 김경수, 조형균이 함께 한다. 동생 테오 역에는 초연에 오른 김태훈과 박유덕이 다시 한번 활약하며, 여기에 서승원이 합류했다.
지난 6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오는 8월 2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전석 5만 원.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HJ컬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