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란산 대규모 수입 vs 美, 셰일혁명으로 수입 감소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에너지 지형도가 격변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해관총서(세관)를 인용, 중국의 지난 4월 원유 수입량이 하루 74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소비량의 1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미국의 720만배럴을 웃도는 수준이다.
원유 생산 현장 <출처=AP/뉴시스> |
중국 최대 국영 석유·가스업체 중국석유천연가스(CNPC)의 트레이딩 사업부 차이나오일(Chinaoil)은 지난달 오만과 아부다비산 원유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암리타 센은 "이란은 중국 석유기업들과 관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원유를 더 크게 할인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란은 중국 투자 유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기업은 글로벌 원유시장에서도 점점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영국 BP, 로열더치셸 등 대형 에너지기업이나 미국 골드만삭스에 필적할 만큼 정교하고 세련된 거래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세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블랙라이트리서치 콜린 펜톤 매니징파트너는 "중국은 전략비축유 확보에 나서면서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며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지난 5개월 중 4개월 동안이나 추세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인해 해외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미국은 지난 3년간 셰일원유 생산이 늘어나면서 원유 수입이 억제됐으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량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원유 수요가 하락했다. 현재 미국은 매월 약 50만배럴의 원유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계속 미국을 앞지를 경우 국제유가에 대한 영향력은 물론 미국·중국과 중동 산유국 간 외교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중국은 아직 연 7%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데다 원유 정제시설도 확충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원유 수요가 미국을 계속 넘어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