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5개월 연속 0%대 상승...근원물가도 1%대 직전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마저 급감했다. 생산 소비 투자 등이 부진하고, 소비자물가도 사실상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는 등 우리 경제에 총체적 '적신호'가 켜졌다.
◆ 4월 수출 8.1% 급감 '적신호'…"6월부터 증가세 회복"<자료사진=뉴스핌 DB)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8.1%나 급감했다. 지난 1월 -0.9%, 2월 -3.3%, 3월 -4.3%에서 4월 -8.1%로 감소폭이 크게 늘었다. (도표 참조).
수출 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던 수출 물량까지 줄었다. 지난달 수출물량은 0.8% 감소, 수출동력 자체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수출이 급감한 이유를 국제유가 하락 등 기존 요인에다 석유화학업계의 설비보수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비보수로 가동률이 떨어져 수출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단위:%) |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호조세를 보였던 대미수출이 감소한 것도 수출 감소폭 확대의 요인이다. 더불어 수출 증대를 선도했던 대중수출도 최근 부진하다.
그럼에도 해외시장에서 우리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무역동향실장은 "해외시장에서 우리기업의 시장점유율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미국경기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 생산·소비·투자도 동반부진…경기회복 '아직'
수출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0.1% 감소했고 서비스업생산도 3.1% 줄었다. 소매판매도 전년대비 2.8%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6.6%나 줄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이다.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 담뱃값 인상 요인을 제외하면 최근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때마다 근원물가를 근거로 이를 부인해왔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를 말한다.
근원물가는 올 1월 2.4% 상승한 이후 2월 2.3%, 3월 2.1%, 4월 2.0%로 2%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계속 상승폭이 둔화되는 추세가 이어지는 데다 이달 이후 1%대로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시가스요금 인하, 일부 공업용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을 확대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부동산, 증시 등 자산시장을 제외하면 회복세가 미약한 상태다.
정부는 분기별 지표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며 여전히 자신감을 갖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분기 전체로는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정부의 경기회복세 진단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지표가 얼마나 상승할 지는 견해차가 있을 것 같다"면서 "아직 구조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