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발표 후 문의 쏟아져..법 위반 판단시 파장 상당할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홈쇼핑업계가 한때 건강기능식품의 대명사로 매출을 견인했던 백수오 제품으로 인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백수오 제품의 원료가 대부분 가짜였다는 한국소비자원 발표 이후 소비자의 항의와 문의가 잇따르는 탓이다.
백수오 <사진제공=내츄럴엔도텍> |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품 환불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은 제품이고 해당 업체가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좀처럼 파문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백수오는 현재 온라인몰을 포함 백화점, 건강식품 매장 등에서 총 3000억운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그 시작은 어쨌거나 홈쇼핑이 가장 컸다. 홈쇼핑을 통해 폭발적인 판매가 이뤄지면서 다른 유통채널로 확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은 지난 22일 시중 백수오 제품 중 90%가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사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엽우피소는 미 FDA에서 독성 작물로 분류되고 있다. 유산의 위험성이나 간 독성, 신경 쇠약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백수오가 여성 갱년기장애 개선, 면역력 강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히트 건강기능식품 반열에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항의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홈쇼핑 업계에서 판매된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 <사진제공=내츄럴엔도텍> |
최악의 경우 홈쇼핑 측이 대대적 환불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피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백수오 제조사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탓에 이 환불을 소화할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백수오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인 내츄럴엔도텍은 직원이 100명도 안되는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259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백수오 제품의 위법사항이 밝혀진다면 계약에 따라 제조사에 손해를 청구할 수 있지만 이를 모두 받아낼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유통업계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홈쇼핑업계의 지난해 백수오 판매량은 적게는 50억원대부터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백수오 제품을 최초 판매하면서 히트상품 반열에 올린 홈앤쇼핑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홈앤쇼핑은 백수오 제품을 연간 300억원 가량 팔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수오와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라며 “사실관계가 확인 되는대로 이에 대한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홈쇼핑업계의 고민은 식약처의 백수오 제품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돼야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로서 상황은 낙관적이지만 않다. 이미 23개 백수오 관련 업체가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 후 폐기했다. 유일하게 반발 중인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조사방법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에 착수했지만 시장의 시각은 아직까지 부정적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고 급락하는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