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초창기 사업모델 두갈래로 나뉘어
[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권 핀테크 흐름이 두개 진영으로 나눠 세불리기 경쟁에 들어갔다. 금융플랫폼을 만들어 놓고 핀테크 기업들을 유치하는 개방형(오픈)진영과 독립적인 서비스를 고수하는 독립형 쪽이다. 은행권에서는 어느 쪽이 승기를 쥐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원뱅크’를 오픈 금융플랫폼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이 자금이체, 계좌조회, 간편결제 등 여러 가지 금융서비스를 갖춘 금융플랫폼을 구축해놓으면, 이 안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마치 백화점과 같은 기업은행의 금융플랫폼에 온라인 쇼핑몰이나 지급결제 업체들이 입점하는 것과 같다. 이럴 경우 은행은 기업고객을 사업자로 맞아들이며, 각종 거래 시마다 수수료와 서비스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원뱅크에 핀테크 기업이 괜찮은 서비스를 제시하면 이를 탑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6월 4일을 원뱅크 앱 출시 디데이(D-day)로 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은행 역시 오픈 금융플랫폼을 연말까지 구축한다고 밝힌바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알리페이와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복잡한 절차 없이 핀테크 기업들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타카드가 올린 삼성페이 시연 유튜브 영상. 삼성전자가 지급결제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하고 연말경 삼성페이를 선보이기로 하면서 은행권도 핀테크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마스타카드 유튜브 영상> |
반면 우리, KB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은행들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독자적인 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해 KT와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에셋 매니지먼트 담보대출 관리시스템과 기가 비콘 타겟 마케팅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에셋 매니지먼트 담보대출 관리시스템은 그동안 담보관리가 어려웠던 자동차, 공장설비 등에 위치기반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다. 체계적인 담보 관리 시스템이 갖춰지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또 곧 KT의 근거리통신 기술을 이용한 비콘 타겟 마케팅의 시범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고객이 우리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근처를 지나갈 때 상품 안내나 쿠폰을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높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최근 SK플래닛과 LG유플러스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중국 알리페이의 결제대행을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핀테크 서비스 도입시 비용이 늘어나고 성과는 없는 경우인데, 내부 의사결정 분위기에 따라 핀테크 사업방향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하나, 우리, 신한은행 등은 이미 핀테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속도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