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출신들 영입…AIIB 투명성 제고 노력 지속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이 주요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거부권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 [출처: 신화/뉴시스] |
그간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미국 주도의 국제 기관들이 거부권을 통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제시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의 거부권 포기로 AIIB의 투명성이 제고됐다는 점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미국 우방국들의 AIIB 참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AIIB의 운영 방식이나 구조 설계에 있어 논의가 아직까지 진행 단계이지만 관계자들은 중국이 거부권 없이도 주요 결정들에 있어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중국 안팎의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중국의 AIIB 추진 상황이 국제사회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중국이 AIIB를 세심하게 계획하고 있는 만큼 국제 경제 시스템에서 미국의 지배 구조에 그만큼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넬대학 에스와르 프라스드 경제학 교수는 "중국이 장기전을 효과적으로 치르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이 (결국엔) 중국을 따르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거부권 행사 외에도 미국 등이 제기하고 있는 AIIB 투명성 및 거버넌스 제고를 위해 세계은행 퇴직자들과 소속 변호사 등을 영입해 관련 이슈 해결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