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호주·독일 등 동맹국 잇단 이탈에 부담
[뉴스핌=배효진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협력을 제시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 양해각서 체결식 [출처: 신화/뉴시스] |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AIIB에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자국 주도의 글로벌 금융기구와의 협력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제안은 미국이 영국과 호주, 프랑스 등 동맹국들이 잇따라 중국 주도의 AIIB로 이탈한 데 따른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AIIB가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경제적 목표가 되거나 중국의 외교 정책 기구로 전락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풀이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WB와 ADB 등 기존 개발은행을 활용해 AIIB가 내세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처럼 간접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불건전한 부채 관리와 인권침해, 환경 오염 등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자국 기업들에 AIIB의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선 시츠 미국 재무부 국제경제담당 차관은 "미국은 국제적 금융 구조를 강화하는 새로운 다자 간 기구를 환영한다"며 "AIIB는 WB와 ADB 등 기존 기관과 협력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츠 차관은 "AIIB가 기존 국제기구와 동일한 지배구조와 운영 기준을 채택하면 국제 금융시스템을 강화하고 주요 인프라 투자 부족분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명확히 결정된 바는 없지만 중국 역시 미국의 제안에 호의적인 입장으로 확인됐다.
주미 중국대사관 주 하이춘 대변인은 "AIIB는 기존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WB나 ADB와의 공동 프로젝트는 아시아 인프라 건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