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녹십자 아성에 도전
박만훈 SK케미칼 생명과학부문 사장. |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SK케미칼 생명과학사업 부문 새 수장에 오른 박만훈 사장은 혈액제제 사업을 비롯한 신규 성장동력사업 육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8년부터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에서 바이오 실장, 본부장으로 근무한 바이오 분야 연구원 출신으로 ‘바이오 전문가’로 통한다.
박 사장은 생명과학연구소에서 백신 사업 프로젝트를 총괄하면서 연구개발(R&D)과 생산 설비 구축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해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파스퇴르와의 차세대 폐렴백신 공동 개발 및 수출 계약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SK케미칼 생명과학사업 부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73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595억원) 에 비해 24%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16억원의 영업손실도 발생,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경북 안동 바이오 산업단지에 백신공장을 완공, 식약처 승인을 받고 백신 상업화 준비를 끝냈다. 세포배양방식의 백신 방식으로 올해부터 3가 독감백신 상업생산에 나선다.
올해부터는 혈액제제 사업확대에 착수했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분리해 이를 원료로 생산한 의약품으로 악성종양 치료에 사용되는 적혈구와 화상 치료에 쓰이는 혈장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녹십자가 백신·혈액제제는 독주하는 상황. 혈액제제는 80~90% 점유율로 압도적이다.
이를 위해 우선 경기도 오산 혈액제제 공장을 이전 확장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혈액제 사업을 분사하기 위해 현물출자로 SK플라즈마 주식 668만주를 약 2000억원 규모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혈액제제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사업설비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SK플라즈마의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혈액제제는 해외 시장에서 성장성이 밝다고 SK케미칼은 내다보고 있다. 면역저하 관련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머징마켓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등 전 세계 혈액제제 시장은 약 20조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진입장벽이 높고 전 세계적으로 경쟁사도 소수라는 게 특징이다.
혈액제제사업이 시장성은 크지만 후발주자로서 향후 수익을 거두려면 상당한 투자와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원료인 혈장 수거하는 것. 안전성 이유로 이미 혈액제제사업 업체들이 북미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시장은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지만 원료공급 시장은 한정적이어서 후발주자에게 진입 장벽이 높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부투자자가 확정되면 추후에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