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가계부채 시스템 리스크 수준 아냐"
[뉴스핌=노희준 윤지혜 기자] 임종룡(사진)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0일 "가계부채가 아직 시스템 리스크에 이르지 않았다"면서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넷은행은 "도입돼야 한다"며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의 기조는 유지하되 인터넷은행을 허용하는 최소 수준의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보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문제는 "노사합의 과정을 통해 추진돼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가치를 높여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제외하고는 개인 신상의 도덕성보다는 주로 각종 금융현안에 대한 정책 검증이 이뤄졌다.
◆ 가계부채, 시스템 리스크 수준 아냐...공동협의체 설립 건의
임 후보자는 "가계부채의 전체적인 상황은 아직 시스템 리스크에 이를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계부채를 소득이 높은 사람이 갖고 있고 실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연체율 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는 다소 빠르므로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위해 "취임하면 (기획재정부) 부총리와 한국은행 부총재에 공동의 협의체를 만들자고 건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가계부채는 실제 고소득자가 문제가 아니라 상환능력 없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냐는 말에 동의한다"며 "이 부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겠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의 계층별 상환문제에 관심을 갖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가계부채 총량관리와 계층별 가계부채 대책이 포함된 가계대책 종합대책을 마련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가계부채 총량 관리 방안에는 "제 생각과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받고 있다. / 이형석 기자 |
하나, 외환은행 통합에 대해서는 "노사합의 과정을 통해 추진돼야 바람직하다"며 "(2·17 합의서) 유효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론스타가 지급한 손해배상액을 외환은행이 분담한 것과 관련한 경영진의 배임 혐의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자는 또, "인터넷은행은 도입돼야 한다"며 "인터넷은행 도입의 실익이 없다는 것은 제 의견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은산분리에는 "인터넷은행을 허용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허용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 범위에서도 은산분리 취지를 살리는 보완 방안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핀테크의 여러 부가서비스에 대해서는 "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성장시킨다는 방향에서 검토할 것"이며 "핀테크(금융+IT)가 발전하기 위해 전제돼야 할 것은 보안"이라고 했다.
동시에 "금융사는 어떤 기술이 금융에 응용될 수 있는지 알지 못하고 핀테크 업체들은 어느 기술이 금융에 적용될 수 있는지 모르고, 정부는 무슨 규제를 풀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업계, 금융회사, 정부 간 긴밀히 논의하고 교류가 되는 게 가장 필요하다. 핀테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
◆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
최근 다시 거세지고 있는 정치금융과 관련해서는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우리은행이 상업금융기관으로 존재하는 한 매각해야 한다"며 "매각 방안을 다양화 할 수 있도록 공론화하고 우리은행의 가치를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을 두고 국내 경제가 일본경제를 답습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가능성에 대해 주의해야겠지만 우리 문제점과 대응은 일본과는 다르다"며 국내경제가 일본경제를 답습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기관의 대형화, 융합화 추세를 고려하면 지주회사는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며 "지주회사가 평가를 잘 못 받는 이유는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의 권한 기능을 분명히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금융감독 체계개편 정답 없어...금융개혁 집중해야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를 두고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정답은 없다. 다만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문제인데 논의 자체를 시작하는 게 비용과 대가를 요구해 모두 금융문제가 여기에 함몰될 것"이라며 "금융개혁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소상공인 전용 공공밴(VAN) 도입 방안에는 "공공밴이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라는 생각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공공밴을 도입했을 때 얼마나 (수수료 인하) 여지가 있는지, 기존 밴사와 어떻게 협의할지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 등 자신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임 후보자는 "자기관리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철저히 반성하고 더욱 자기관리에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