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업체들, 업종·국적 불문하고 전략적 제휴 추진
[뉴스핌=김선엽 기자] 국내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연이어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IoT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업체들이 저마다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시장 선도자로 나서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시에 국적을 따지지 않고 국내외 업체들과 활발하게 업무제휴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가 가구업체 아케아와 손을 잡는가하면 KT는 정수기 업체 코웨이와 협력을 약속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국내 기업 CEO들의 IoT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LG전자였다. LG전자는 지난 2일 아우디 자동차 전시장에서 LTE 통신모듈이 탑재된 자사의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 LTE’를 통한 자동차 제어 기능을 시연했다.
스마트워치로 자동차의 시동을 걸거나 끄고, 운전석 도어를 개폐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추운 날 미리 시동을 걸어 따뜻하게 히터를 틀어놓거나, 더운 여름 에어컨을 탑승 5분 전 미리 가동할 수도 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같은 개인기기가 다양한 기기와 연동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을 더욱 강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ICT 기업들이 국내외 기업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사물인터넷 지도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LG전자는 독일 폭스바겐그룹과도 스마트카 사업을 추진한다. LG전자는 3일 폭스바겐그룹 산하 디자인 하우스인 ‘이탈디자인 주지아로’가 올해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럭셔리 콘셉트카 ‘제아’에 전자장치 부품을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진과 ‘사물인터넷 분야 포괄적 협력’을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IoT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 초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을 IoT 디바이스 기반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A와 업무제휴 행보도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사물인터넷 기업 스마트싱스를 2억달러에 전격 인수, 삼성전자 스마트TV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이번 MWC에서는 갤럭시S6에 들어간 무선충전 기술의 확산을 위해, 가구업체 이케아와 손을 잡았다. 책상이나 침대를 만들 때부터 무선충전 장치를 고려해, 선 없는 충선을 일상화시키는 전략이다.
지난해 7월에는 구글 주도의 사물인터넷 규약 컨소시엄인 ‘스레드그룹’에 참여했으며 시스코와 특허 상호사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자업계 못지 않게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LG U+는 MWC에서 카타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오레두(Ooredoo)와 IoT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LG U+ 측에서 이상철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오레두 측에선 사우드 빈 나세르 알 타니 오레두 최고경영자(카타르 왕자) 등이 참석했다.
KT 황창규 회장은 노키아와 코웨이, 삼성전자와의 협업 관계를 과시했다.
이번 MWC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황 회장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모집하고 저장하고 분석하고 진단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면서 "빅데이터를 통해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적재 적소 적기에 제공하는 것은 통신 사업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또 KT는 노키아, 코웨이와 각각 LTE-M, '스마트 홈 IoT'를 시연하는 한편 사업협력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 역시 향후 IoT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업체들과 과감한 업무제휴에 나설 계획이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MWC 현장에서 "우리보다 뛰어난 스타트업이 있으면 우리가 영업을 맡고 그쪽이 개발하는 형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SK텔레콤은 인텔과 사물인터넷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