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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닐 블롬캠프의 세 번째 SF…감정에 눈뜬 로봇 '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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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공학도가 만든 인간형 로봇 이야기 '채피'.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인공 데브 파텔이 스카우트 개발자 디온을 열연했다. [사진=UPI코리아]
[뉴스핌=김세혁 기자] 2009년 영화 ‘디스트릭트9’으로 SF의 새 지평을 열었던 닐 블롬캠프 감독(40)이 신작 ‘채피’로 돌아왔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채피’는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2016년 요하네스버그가 배경이다. 흉악한 살인사건이 하루에만 300건이나 발생할 만큼 시민이 불안에 떨자 경찰당국이 새로 개발된 로봇경찰 스카우트를 투입하며 대반전이 벌어진다.

천재 공학자 디온(데브 파텔)이 개발한 스카우트는 방탄막을 두른 인간형 로봇. 완벽한 보안으로 통제되는 스카우트들은 두려움 없이 위험한 범죄현장에 뛰어들어 혁혁한 공을 세운다.

닐 블롬캠프 감독이 ‘디스트릭트9’ ‘엘리시움’(2013)에 이어 세 번째로 선을 보이는 SF ‘채피’는 디온이 개발한 인간과 똑같은 인공감정을 다뤘다. 로봇이 사람의 감정을 갖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감독 나름대로 창조해낸 가상의 현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인간감정을 가진 로봇의 이야기 '채피'. 이 장면은 닐 블롬캠프 감독의 '디스트릭트 9'(2009)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사진=UPI코리아]
영화의 배경이 전작 ‘디스트릭트9’과 같아선지 닐 블롬캠프 감독의 컬러는 여전하다. ‘디스트릭트9’의 팬이라면 고향집에 돌아온 아늑함마저 느껴질 정도. 불과 영화 세 편으로 외계인과 메카물의 전문 감독으로 떠오른 닐 블롬캠프는 보다 진보한 전투신으로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준다. 문명과 대비되는 인간의 고독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감독의 연출도 전작들과 닮았다.

악역도 잘 소화하는 휴 잭맨 [사진=UPI코리아]
영화적 측면에서 눈에 띄는 건 현실적인 채피의 움직임이다. ‘디스트릭트9’과 ‘엘리시움’에 연달아 출연한 샬토 코플리가 모션캡처에 도전, 채피를 연기한 점이 눈에 띈다. ‘엑스맨’의 영웅 울버린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휴 잭맨이 디온을 시샘하는 야비한 개발자 빈센트를 연기한 것 역시 신선하다. 사실 인상 좋은 이 아저씨가 악역과 제법 잘 어울린다는 건 ‘더 클럽’(2008)에서 익히 알아봤다. 내친 김에 휴 잭맨은 오는 7월 개봉할 ‘팬(PAN)’에서 매력만점 악역 ‘검은수염’으로 변신했다. 

이야기 쪽에서 보면 ‘채피’는 닐 블롬캠프 감독이 자랑하는 독창적인 SF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로봇이 인공지능을 갖는 이야기는 이미 다수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할리우드 영화들이 다뤘다. 인간 감정에 눈뜬 로봇이 진짜 인간과 동화되고 화합하는 과정 역시 새로울 바 없다.

반대로 인간이 감정을 가진 로봇을 이해하고 아이 같은 채피를 끈기를 갖고 교육시키는 과정은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갱스터들이 로봇의 심정을 헤아리고 가족이 돼가는 전개가 충실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인간과 로봇, 감정, 그리고 영생을 연달아 다룬 닐 블롬캠프의 SF 철학은 이 작품에서 보다 확장되고 정돈된 느낌이다.

여담으로 ‘엘리시움’이 개봉할 때도 그랬지만, 감독의 역작 ‘디스트릭트9’의 후속작은 언제 나올지 기다려진다. ‘디스트릭트9’에서 외계인들은 동족이 돼버린 샬토 코플리를 지구에 남기면서 “3년 뒤 돌아오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들이 약속한 3년은 이미 지나 어느덧 6년을 바라본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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