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이에라기자]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은 주식시장 발전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제정으로 뒷받침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그 효과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는 단기적이기보다 장기적인 분위기다.
23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국내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투자 기업에 배당 확대를 본격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선언적 요구와 달리 구체적인 접근법을 택하겠다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기본 취지는 배당 확대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이고 내수소비를 진작하겠다는 것이며, 새해 2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확정한 뒤 국민연금은 곧바로 기관 주주권 행사를 실행할 것으로 파악된다
배당확대 등 기업경영의 의사결정에 연기금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이미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내놓은 주식시장 발전방안의 주요내용인 '스튜어드십 코드'제정으로 뒷받침된다.
주요 연기금의 운영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주주권 행사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그 범위가 배당뿐 아니라 여타 기업의 다른 의사결정까지 확장된 것으로,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됐고 내년엔 일본이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과 일본의 경우 주된 원리는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정책 공개, 이해상충에 대한 정책 공개, 투자 대상의 모니터링 공개, 의결권 행사에 대한 정책 공개, 활동 내역 공개 등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해외사례를 참고하고 또 투자자와 업계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세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을 포함해 기관투자자들이 이런 행보에 적극 동참하면 각 투자자들이 지분을 3~5% 이상 보유한 기업들은 주가관리 차원에서라도 배당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금투업계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들의 배당정책이 변해 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투자와 기업의 행태 변화가 그만큼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투자자와 기업이 모두 촘촘히 연결돼 있어 그만큼 투자가 독립적이지 못한 것도 투자 저변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증시가 바이(롱)만 있고 숏은 없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쉽다는 것.
금투업계의 한 투자책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하나 제정한다고 당장 달라지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연금이 총대를 매기로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일개 운용사가 이렇게 하기는 힘들었을 것은 당연지사지만, 이제 연금이 배당을 적극적으로 촉진하겠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정책으로 결국 배당 증대나 이런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뭔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시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기대감에 다소 여유를 두는 입장이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