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
[뉴스핌=노희준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은 LIG손해보험 인수와 관련, 금융위원회에서 계약 만료 시점까지 자회사 편입 승인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당연히 계약 연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회장과 행장 분리 시점을 두고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마라"면서 은행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윤 회장은 25일 국민은행 동여의도 본점 강당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LIG손보를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여전히 갖고 있다. (계약 종료시점까지 당국의) 승인이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계약 연장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M&A 계획에 대해서는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수 이후에 빠르게 정상화 하는 경영 역량도 중요하다"며 "당분간은 현재 인수한 캐피탈과 저축은행의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LIG손보 인수 완료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쟁력 강화 방향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업자 지원 부분이 성장 여력이 있어 집중할 생각"이라며 "WM(자산관리)에서는 그간 상품판매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자산관리와 확대 쪽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증권 운용능력 향상과 CIB(기업금융)역량 강화에도 힘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그간 IT부분에 대한 투자를 소홀한 부분도 있어 늘릴 생각"이라고도 부연했다.
윤 회장은 회장과 행장의 분리 시기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는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고 국민은행 정상화가 중요하다"며 "업무파악을 하면서 직원들의 자긍심 회복과 고객 신뢰 회복, 경쟁력 차별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느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행장 겸임이 최소 1년 이상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행장 겸임에 따른 지주 사장직 부활 및 인사폭과 관련해서도 말을 삼갔다. "이제까지는 전략과제를 선정하고 추진사항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며 "인사와 조직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면서 이제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몇몇 직책에 대해서는 효율성 차원에서 은행과 지주의 겸임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샷인사(일괄인사)' 등 전임자 인사 원칙의 계승 여부에도 "합리적이고 KB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최대한 승계하고 미진한 것은 보완하겠다"면서도 "원샷인사 실시 여부는 봐서 결정하겠다. 원샷에 집착하기보다는 인사로 영업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답했다. 이건호 전 행장의 스토리금융을 두고는 "고객중심 부분은 승계하겠지만, 고객 서비스의 내용 입력 등 형식화된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윤 회장은 임기 내 구조조정 가능성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인력 구조면에서는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직원들이 다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인력을 집중하고 재교육 등을 통해 생산상을 높이는 데 진력하고 모자라는 부분이 있으면 조직원과 지혜를 모아보겠다"고 설명했다.
점포 통폐합 가능성에는 "점포 역시 고객 위주로 바꿔나가고 이후 채산성이 떨어지고 장래에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통폐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면서도 "다만, 인위적으로 몇 %를 통폐합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와 명동 등으로 분산된 사무실 운용 계획에는 "당분간은 명동과 여의도를 왔다갔다 하고 내년부터는 상당부분을 한쪽에 모으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통합 사옥 마련 계획에 대해서는 "재임기간 가능하면 통합사옥 마련을 위한 첫 삽을 뜨길 바라지만, 우선순위에서는 경쟁력 회복과 고객 신뢰 회복이 먼저"라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회장은 인사청탁과 관련, "2명에게 내부적으로 조용하게 경고를 했다"며 "구체적인 자리 부탁은 물론 그 사람이 훌륭하다는 말을 고객이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 듣는 것도 청탁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주주와 감독당국 의견도 듣고, 필요하면 직원들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사외이사의 거취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넘어갔다.
해외진출을 두고는 "장기적 시각에서 뚜렷한 시각을 갖고 나서겠다. 은행 진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당분간은 중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핵심성과지표(KPI) 변경와 관련해서는 "KPI는 좀더 단순화 작업을 통해 지점의 자율성을 확대해서 큰 틀에서 움직이도록 하겠다"면서 "KPI는 수단론이기 때문에 거기에 너무 경도되는 위험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