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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시즌] 삼성, 전자계열 CEO는 불안하다

기사입력 : 2014년11월10일 09:22

최종수정 : 2014년11월10일 13:48

'성과주의 신상필벌'..실적 하강 국면 힘겨운 CEO들

[편집자] 주요 그룹사의 2014년도 연말결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다. 올 한해 경영평가에 따라 2015년도를 기약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CEO들에게는 올해도 어김없이 웃고 우는 인사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주요 그룹사 대부분이 연초에 목표한 영업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서다. 실적이 꼭 CEO들의 자리보존(?)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 각 그룹사 CEO들이 남은 기간동안 어떤 능력을 보여줄 지 주목되는 때다.

[뉴스핌=이강혁 김선엽 기자] 삼성은 그룹 이익의 70%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하강 국면이 가장 큰 경영현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19조8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6조7900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에만 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올해 얼마나 실적 부진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진다.

문제는 4분기, 나아가 내년 경영상황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이 성숙산업으로 접어든데다, 가전의 시장 공략 역시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만큼 한계돌파의 청신호는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반도체 사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위안이다. 2020년까지 진행하겠다던 5대 신수종 사업도 눈에 띄는 진척이 없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삼성 내부적으로는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올 한해 한계돌파를 외치며 사업을 합치고 쪼개는 사업재편을 진행했으나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더불어 내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3세경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시기다. 세대교체, 혹은 체제 전환 분위기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다가온 연말 인사를 통해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적용하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자계열사 CEO급 인사들은 불안하다. 성과 원칙에 따라 큰 폭의 문책성 인사 가능성이 있어서다. 때문에 삼성 주변에서는 보직이동 등 승진보다는 이동에 초점을 둔 인사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CEO의 연쇄이동이 현실화될 경우 상당수 임원들의 이동이나 보직해임 등 물갈이 인사 폭도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 한해 위기감이 높았던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IM부문)는 임원들이 바짝 몸을 낮추고 상반기 성과급 일부를 반납하는 등의 묘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몇몇 임원들은 옷을 벗은 것으로 전해져 연말 정기인사의 문책 강도가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반도체 빼고 실적하강 뚜렷해져

올 한해 삼성전자의 CEO들은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업황이 비교적 괜찮은 반도체 사업을 제외하면 주력 사업 대부분이 뚜렷한 실적 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CEO 재임기간이 1년6개월 정도에 불과할 만큼 성과주의 신상필벌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153조4800억원의 매출액과 19억7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9조4100억원의 매출액과 28조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4분기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지난해 연간 36조7800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

부문별(사업부문별 내부거래 포함)로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6조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6%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CE(의료기기 포함) 부문은 올 3분기까지 1조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138조8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24조9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던 IM부문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85조4700억원, 영업이익 12조6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104조9300억원, 영업이익 19조4900억원에 비해서도 확연하게 쪼그라든 수치다.

이런 맥락에서 스마트폰 부진의 책임을 져야하는 무선사업의 경우는 저조한 실적에 따라 3년간 지속되어 온 연말 대규모 승진잔치는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CEO들을 살펴보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DS) 총괄사장을 거쳐 2011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 2012년 6월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연구원 출신으로 주로 반도체 사업 분야에서 활약했다. 2012년 7월부터 11월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삼성 내부에서 완벽주의자로 불릴 정도로 주요 경영현안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사적으로는 강호문 부회장과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이 권 부회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강 부회장은 2011년 12월에 선임돼 주로 대외 업무를 맡고 있다. 주로 정부와도 깊은 교감을 하는 대표적인 CEO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LCD 사업부를 맡았다가 2011년 7월 이사에서 잠시 밀려난 후 그해 12월부터 다시 중국사업을 맡아 복귀했다.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상황을 감안하면서 그의 어깨가 무겁다.

올 3분기 삼성전자 실적에서 유일하게 체면치레를 한 반도체 사업은 김기남 사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9500억원, 2분기 1조8600억원, 3분기 2조3300억원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강자의 영광을 회복했다. 연말 인사에서도 좋은 평가가 기대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사장과 함께 우남성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이 반도체 사업 현안에서 뛰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의 성장이 더뎌나 시장 상황과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에서 우 사장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사업은 박동건 사장이 맡고 있다. 디스플레이 실적이 부진해 최근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600억원으로 전분기(2000억원)보다 70%, 전년동기 1조원 보다는 94%나 감소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대표급 CEO 중 한명인 윤부근 사장은 2011년부터 생활가전 사업(CE) 전반을 맡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매출액 36조원으로 4분기를 합쳐도 지난해 50조원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CE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00억원에 그쳤다. CE사업부 아래 의료기기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조수인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사업부장을 맡다가 2012년 12월에 자리를 옮겼다. 사장을 겸직하고 삼섬메디슨과의 합병 이슈는 연말, 연초 조 사장의 최대 과제다.

올 연말 인사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아무래도 스마트폰 사업의 IM부문이다. 신종균 사장이 2011년 12월부터 담당하고 있다. 신 사장과 함께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 운영실 사장, 이철환 무선개발실 사장, 이돈주 전략마케팅팀 사장, 홍원표 무선사업부 MSC 사장,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김종호 세트제조담당 사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6조70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올 1분기 6조4300억원, 2분기 4조4200억원, 3분기 1조7500억원으로 실적 하강 국면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와의 거래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실적 부진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신사업 발굴 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성과를 보이려면 아직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셔부문에 박상진 사장이, 소재부문은 조남성 사장이 포진해 있다. 제일모직 소재부문과의 통합 이후에도 아직 뚜렷한 시너지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기는 최치준 사장이 2011년 12월부터 경영일선에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장기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체면이 말이 아닌 상황이다. 

 ◆ 이건희 회장 장기부재..이재용 체제 인사는 세대교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개월이나 병상에 있어 올 연말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는 세대교체 인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은 이 부회장과 더불어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삼성 3세경영을 정착시키면서 젊은 S급 인재들의 중용으로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에 따라 이미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의 올 연말 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영업실적마저 곤두박질 치자 이 부회장이 결정권자의 자리에 빨리 올라야 하지 않냐는 의미에서다. 더불어 두 여동생들의 부회장 승진도 권한의 폭과 깊이를 고려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의 수뇌부들은 이 회장이 하루라도 빨리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경영에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누구도 나서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최근 하루에 17시간 넘게 눈을 뜨고 휠체어에 앉아 이동하는 등 병세가 많이 호전된 상태다. 삼성 주변에서는 이 부회장이 올 연말의 회장 승진은 미루자는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의 얼굴로 경영전면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회장 승진에 큰 의미가 있겠냐는 목소리도 있다. 올 연말 인사에서 눈여겨 볼 관전포인트인 셈이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세대교체 인사의 필요성에는 삼성 내부의 많은 임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인사적체가 심각한데다 부진을 겪는 각종 사업에 젊은 피 수혈이 시급하다는 인식이다. 이 부회장의 의중이 다가올 인사에 상당한 무게감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에도 공감의 목소리가 높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라는 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나 올 연말 인사는 이재용 체제 전환의 계기라는 점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룹 내 굵직한 현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핵심 수뇌부들에게 어떤 인사 그림이 적용될지, 성과주의 원칙이 어떤 형태로 각 계열사 CEO 및 임원 인사에 반영될지 등 연말 인사는 이래저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김선엽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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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XR '프로젝트 무한' 9월 출격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오는 9월 29일 국내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다. 10월 13일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위주의 하반기 전략에서 XR 기기를 새 성장 축으로 더하며 애플·메타와의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내달 폴더블폰 언팩에서 시제품 전시와 티저 영상 공개로 먼저 시장 반응을 살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無限)' [사진=삼성전자] ◆구글과 손잡은 첫 안드로이드 XR 헤드셋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의 언팩과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며 막바지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프로젝트 무한'은 구글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처음 탑재한 제품이다. 이 플랫폼은 삼성과 구글이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공동 개최한 'XR 언락(Unlocked)' 행사에서 첫 공개됐다. 웨어러블용 '웨어 OS(운영체제)' 공동 개발 이후 양사가 또 한 번 OS 차원의 전략적 협력을 확장한 사례다. 프로젝트 무한은 XR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착용감·콘텐츠 부족·배터리 효율·연산 성능 등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머리 형태를 반영한 착용 디자인을 완성했고, 시선 추적, 제스처 인식,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멀티모달 입력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통합된 자연어 대화 기능까지 더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구현을 강조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1월 "플랫폼, AI 모델, 콘텐츠, 단말기 등 모든 기술 요소를 OS 단계부터 통합 개발한 사례"라며 "웨어 OS처럼 안드로이드 XR도 생태계 차원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핵심에는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XR2+ 2세대' 칩셋이 들어간다. 고성능 연산과 그래픽 처리 능력, 최대 12개 이상의 카메라·센서 동시 제어 기능이 구현된다.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을 통해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몰입형 경험도 지원한다. 또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와의 유기적 연동성도 삼성의 강점이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XR 환경으로 확장, 개인화된 서비스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 삼성의 '반전 카드'삼성전자는 XR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현재 글로벌 XR 시장은 메타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로 지난해 기준 VR 헤드셋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저가형 '퀘스트 3S'의 판매 호조로 4분기 점유율이 84%까지 상승했다. 애플도 지난해 '비전프로'로 고급형 XR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나, 높은 가격(3499달러)과 콘텐츠 부족 문제로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비전프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VR 콘텐츠 부족, 하드웨어 무게·발열·배터리 지속시간 등 기술적 한계가 성장 정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기업용 수요는 교육·의료·군사·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범용성과 확장성, AI 기반 상호작용 등 차별화된 XR 플랫폼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를 그대로 XR로 확장 가능하도록 해 개발 허들을 낮췄다. 기존 모바일 앱 상당수가 수정 없이 XR 헤드셋에서도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출시 초기부터 풍부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카드로 평가된다.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구글 유튜브 채널] ◆삼성-구글 연합, '스마트안경'까지 전선 확대삼성과 구글의 XR 협력은 헤드셋을 넘어 차세대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함께 스마트안경 개발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구글 I/O 2025 행사에서 공개된 이 협력 프로젝트는 연말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스마트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통합돼 독립형으로 작동하며, 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번역, 지도 길찾기, 음성 명령, 상황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는 삼성이, 디자인은 젠틀몬스터가, 운영체제·AI 서비스는 구글이 맡는다. 10년 전 실패로 끝났던 구글 글라스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스마트안경 대중화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5~2026년을 기점으로 XR·AR(증강현실) 시장이 다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AR 스마트안경 시장이 반등하며 내년까지 30% 이상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발전과 결합된 'AR+AI' 융합 트렌드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 전 제품에 관한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2025-06-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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