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의장 인플레 상승 리스크 떠안을 듯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들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경기 진단에 동의하지만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하락에도 불구, 고용이 여전히 온전하게 회복되지 못했다는 옐런 의장의 판단을 지지하지만 이를 근거로 금리인상을 늦추는 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진:AP/뉴시스) |
26일(현지시각) AP통신이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 석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연준의 긴축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또 이미 주식시장과 하이일드 본드를 중심으로 자산시장의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의 고용 시장 진단에 대해 동의한다”며 “하지만 엘런 의장이 적정한 시점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버클리 대학의 데이비드 휼만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보다 연준의 고용 목표치에 더 크게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융시장의 버블 리스크를 자초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포인트 나자렌 대학의 린 레이서 교수 역시 “고용이 완전한 회복에 근접해 장기 실업자가 줄어들고 임금이 상승하는 시점이 오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이미 가시화됐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금리인상 폭이 더욱 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실물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옐런 의장은 현재 6.2%인 미국 실업률이 2016년 말까지 5.1~5.5%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실업률이 5.5% 아래로 떨어져야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의 본격적인 상승 역시 이 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0%를 넘어서는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성장과 고용을 개선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천정부지로 뛸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옐런 의장이 내비친 정책 행보는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는 셈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해 연준과 정반대의 우려를 내비쳤다. 유로존 경제가 이미 일본식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때문에 ECB가 보다 신속하게 자산 매입을 시행해야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앨런 시나이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자산 매입은 빠를수록 좋다”며 “시기를 놓칠 경우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20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