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보이첵’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사진=LG아트센터 제공] |
희곡 ‘보이첵’은 2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독일의 천재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Georg Buchner)가 남긴 것. 1820년대 독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환경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무기력함을 담아낸 작품이다.
뷔히너가 미완성으로 남긴 희곡을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초스(Karl Emil Franzos)가 해독해 1879년 처음 발표했다. 이후 연극, 무용, 오페라 등 여러 장르로 다양하게 해석되며 공연됐다. 하지만 뮤지컬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보이첵’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법래(군악대장 역)가 주요 넘버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날 행사는 뮤지컬 ‘보이첵’의 주요 넘버 시연으로 시작됐다. 먼저, 보이첵(김수용)이 아내 마리에 대한 깊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아름다운 넘버 ‘어떻게 말을 할까?가 공개됐다. 부인 마리를 향한 크나큰 사랑이 애틋한 가사로 표현돼 파문을 남겼다. 두 번째로 공개된 넘버는 군악대장(김법래)과 마리(김소향)의 듀엣 ‘뭐 어때?’였다. 군악대장의 노골적인 유혹과 그에게 넘어가는 마리의 불안한 모습이 표현됐다.
세 번째 공개된 넘버 ‘모든 것이 변했어’는 아내 마리의 불륜 사실을 알고 분노·절망하는 보이첵(김수용)과 그런 남편을 달래는 마리(김소향)의 듀엣곡. 두 남녀의 감정적 불협화음과 음악적 하모니가 빛났다. 이어서는 마리(김소향)의 솔로 넘버 ‘사랑한다면’과 보이첵(김수용)의 솔로 넘버 ‘루비 목걸이’가 차례로 펼쳐졌다.
윤호진 연출은 뮤지컬로 제작되기엔 난해한 면이 있는 ‘보이첵’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대해 “원작 속 철학적 깊이와 음악적 즐거움을 함께 선사할 것”이란 취지의 말을 해 기대감을 높였다.
영국의 무명 인디 밴드 ‘싱잉 로인스(Singing Loins)’가 쟁쟁한 50여 개 팀을 제치고 뮤지컬 넘버의 작곡을 맡은 점도 눈길을 끈다. 편곡은 장소영 음악감독이 맡았다.
한편, 무대 디자이너를 맡은 박동우 무대 감독은 “‘어떻게 19세기 유럽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오늘날의 우리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무대에 표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보이첵’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다현 김소향 김수용(왼쪽부터)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
LG아트센터 정창훈 대표는 “‘보이첵’은 작품성이 있고, 준비가 잘 된 작품”이라고 공동제작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잘 만들어진 극본, 감성적인 음악, 실력있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두 갖췄다는 설명이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뮤지컬 ‘보이첵’은 오는 10월9일부터 11월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