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조기인상 어려울 것"
[뉴스핌=정연주 기자] 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경제 모멘텀이 상실되면 그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며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그 판단 기준은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기준금리가 빠른 시기에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위원은 지난 18일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조기에 인상될 가능성은) 언론의 과민반응"이라며 일축했다.
현재 미국과 정반대로 국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론이 확산된 상황이다.
한국은행 정순원 금융통화위원 |
하지만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려면 유럽 쪽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 봐야 하고, 중국이 미 달러를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이 과연 자국 상황만 보고 결정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 금리는 천천히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도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한은 외부로부터의 금리 인하 압박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압력받은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경기 지표에 대해서는 세월호와 원화절상 효과를 제외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위원은 "세월호, 원고(高)와 같은 한시적 요인을 걷어내고 앞으로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을 봐야 한다"며 "특정 요인으로 접근하면 샛길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통계를 보고 한시적인 요인을 걷어내고 기울기가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4일 한은은 2분기 실질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다만, 세월호 여파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현상에 대해 "심리에 주는 효과가 큰 듯하다. 세월호가 이렇게 큰 영향을 줄지 몰랐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나라도 아베노믹스처럼 과감하게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함께 써야된다는 일부의 의견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아베노믹스를 많이 띄웠다"며 "동경(東京)이 요즘 좋아졌다고 하던데 그런 것을 부러워할 수도 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경제 모멘텀이 상실되면 복원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비행기가 속도가 안 붙으면 이륙을 못하는 것처럼"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 판단은 데이터로 해야 하고 감으로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소수의견 1명이 있었던 7월 금통위 분위기도 간략하게 전했다.
이견들이 많았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래도 (시기상) 그렇지 않겠나. 그것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정리해나가는 과정이 좋은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들어온 총재가 고생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현대기아차 사장과 삼천리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 추천으로 2012년 4월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 4월과 5월에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 7월 금통위에서는 동결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