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트 "대형 우량 회사채와의 격차도 사라져"
[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대형은행들의 파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최근 미국계 주요 글로벌 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의 5년물 CDS는 지난 2007년말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8년 9월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으로 기록된 미국 리먼브라더스 붕괴 뒤 약 6년 가까이 지난 상황이다.
브라이언 몬텔레오니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주요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금융 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은행들의 자기자본 수준도 금융 위기 이전보다 훨씬 높고 경제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크게 회복됐다. 과거 5~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금융 관련 규제가 시행되면서 은행들의 재무적 펀더멘털에 대한 안정성이 향상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과 2009년 크게 확대됐다.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전폭적인 규제를 통해 은행들이 중장기성 자본을 늘리고 리스크자산을 줄이도록 했다.
여기에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는 4000억유로(약 원) 규모의 고정저금리 자금공급을 발표한 것도 은행들의 채권에 대한 시장의 투자의욕을 높이고 있다.
통상 CDS프리미엄 수준은 기업의 파산 위험에 대한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 2007년 말 또는 지난 2008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유럽에서도 ECB의 추가 양적완화 결정이후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크게 낮아졌다. 바클레이스의 CDS프리미엄은 0.5bp를 기록, 지난 2008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도 각각 56.5bp, 62.3bp로 지난 2008년 초 이후 최저치다.
바클레이스의 미국은행 CDS 지수는 86bp로 하락, 지난 2007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기 직전 701bp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은 것이다.
이로 인해 과거 평가절하됐던 은행채와 일반 우량 회사채 간의 수익률 격차도 거의 사라졌다.
시장분석업체인 마키트가 집계한 유럽 대형금융사 25개 채권수익률 지수는 60bp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마키트의 유럽 일반대기업 125개 대상 채권수익률 지수와 동등한 수준이다.
특히 은행에 대한 글로벌 금융당국의 정책적 효과 등으로 인해 은행들의 자본 레버리지가 과도하다는 인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리 젠킨스 LNG캐피탈 수석신용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며 "ECB가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실제로 파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