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외국인과 기관은 성도이엔지를 각각 18억8100만원, 18억3900만원 가량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들이 36억6000만원 가량 내던진 것과 대조된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에는 패시브한 자금들이 없지 않느냐"며 "사실상 외국인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종목에서 그 정도 자금이 몰려들었다는 건 유의미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수 랠리는 2월 중순경부터 시작됐다. 지난 2월 19일부터 12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사들이며 83억원 가량을 쓸어담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들리는 얘기로는 성도이엔지가 중국 도시화율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을 받는 만큼 내막을 잘 아는 홍콩쪽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더라"며 "기관들의 경우 지분법 이익을 기대하고 최근 들어 매수에 나선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는 '9000원 아래에선 사자'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 시점을 놓고 사기보단 '밀리면 밀리는 대로 사는' 식의 매수가 들어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도이엔지가 기관과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게 된 데는 건설업을 하는 자회사 모멘텀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도이엔지는 연결사인 성도입덕지산, 성도건설을 활용해 중국 흑룡강성 대경시에서 신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점이 우려사항이었는데, 중국 지방정부의 세수 충당을 위해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풀리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교보증권 주임은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1억 명의 농촌인구를 도시로 옮긴다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성도이엔지의 프로젝트와 정책방향이 맞다"며 "그동안 중국쪽에 있다보니 투자자들에게 가시화되지 않았고 정책모멘텀을 받지 못하다 이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에스티아이의 활약도 기관의 구미를 당겼다는 평이다. 성도이엔지는 에스티아이의 지분 21.07%를 보유 중인데, 에스티아이가 최근 상승하며 지분법 이익에 기여했다는 것.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치 수준의 반도체 설비를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연초 50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7000원대로 뛰었다.
한주성 연구원은 "올해 에스티아이 실적이 매출액 1170억원, 영업이익 119억원, 순이익 101억원 가량으로 전망되는 만큼 해당 지분만큼 지분법이익도 기대된다"며 "클린룸 설비를 시공하는 성도이엔지로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매출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플랜트 시공 사업 또한 수주액이 전년보다 1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플랜트 사업의 영업전망도 한층 밝다"며 "성도이엔지의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은 4969억원, 385억 수준으로 전년보다 8.5%, 6.5%씩 늘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처럼 추가 상승을 보고 고(GO)를 외치는 외국인·기관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주가가 떨어질 땐 떠나지 않아도 주가가 오를 땐 파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는 조금 떨어진 편"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