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은행 중 KB·하나만 CCO 겸직 없어...금감원 하반기 점검
[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권에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제도가 도입된 지 내달이면 1년이 되지만, 여전히 많은 은행에서 CCO '겸직 제한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은행 cco(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 현황 |
8일 신한·KB·하나·우리·외환·농협·기업 은행 등 7개 은행의 CCO 겸직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의 '겸직 제한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은행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두 곳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은 경영기획본부를 맡고 있는 이신형 수석부행장이 CCO를 겸임하고 있고, 신한은행은 왕태욱 소비자브랜드그룹장(부행장보)이, 외환은행은 최동숙 영업지원그룹장(전무)이, 기업은행은 양영재 리스크관리본부장(부행장)이, 우리은행은 엄무를 총괄하는 이동건 수석부행장이 CCO를 겸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에는 CCO 지정과 관련, 업무집행책임자(선임 임원급) 중에서 준법감시인에 준하는 독립적 지위의 CCO를 1인 이상을 지정해야 한다고 돼 있다. '겸직 제한'이 원칙인 것인데, 현재 7개 주요 은행 가운데 5곳이 이 모범규준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CCO에 독립적인 지위를 보장하려는 것은 CCO가 여러업무를 동시에 할 경우 소비자보호업무가 영업 등 다른 업무과 충돌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뒤지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보호 업무가 소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독립적인 CCO를 따로 선임할 경우 발생하는 집행간부 증가 여려움과 함께 외려 CCO가 겸직을 하는 것이 소비자호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영재 기업은행 부행장은 "실적적으로 CCO제도를 운영하다보면 겸직을 하는 게 좋은 점도 많다"며 "정보공유가 쉬워 운영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원천을 민원에서 찾을 수도 있고 듣게 되는 민원을 바로바로 관련 업무(운영리스크)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부행장은 리스크관리본부도 담당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의 생각은 다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조직을 다른조직과 함께 중복해서 맡다보면 준법감시인이나 감사처럼 독립된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게 된다"며 "모범규준은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하반기 CCO 선임 적정성 등 모범규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현장에 나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