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경쟁 보단 고객서비스나 강화해라”
[뉴스핌=김기락 기자] KT와 SK텔레콤이 광대역 LTE-A 시연을 두고 국내 최초 논쟁을 벌이고 나섰다.
KT가 14일 광대역 최대 225Mbps 속도의 LTE-A 상용망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발표하자 SKT가 이미 지난해 11월에 시연한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갈등에 점화를 시켰다.
KT는 이날 광대역 LTE-A를 국내 최초로 실제 가입자 환경인 강남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상용망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광대역 LTE-A는 이미 서비스 중인 광대역 20MHz에 추가로 10MHz를 병합해 속도를 최고 225Mbps로 높이는 기술이다.
◆KTㆍSKT 동일한 기술…KT의 말장난?
KT와 SKT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LTE-A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묶는 CA(Carrier Aggregation) 기술도 똑같다.
KT는 이번 광대역 LTE-A 상용망 서비스를 시연하면서 “과거 유사 기술을 실내 시험실 수준에서 시연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 서비스중인 상용망에 적용해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SKT가 발끈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T는 이미 지난해 11월 28일 경기도 성남시 일대에서 최고 225Mbps 속도를 제공하는 광대역 LTE-A 시연을 성공했다. SKT는 실내 시험실이 아니고, 상용망에서 시연했다. 상용망에서 시연하다가 상용화 단말기가 출시되면 판매할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내 시험실이 아니라 필드 시연을 했다”며 “성남시를 자동차로 돌아다니며 SK텔레콤 직원과 윤아/설리의 영상 통화를 통해 200Mbps 속도를 확인했다”며 KT 주장을 부정했다.
KT 관계자는 “(완전 상용화까지는) 자체 연동 시험-실환경 최적화 시험-상용 시범 절차를 밟게 되는데 KT는 강남, 수서 등 지역에서 광대역 LTE-A 상용 시연을 한 것”이라며 “다만 고객들끼리 통화한 시연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KT가 다소 무리수를 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내 최초’는 시연 방법과 환경을 달리하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쓴소리를 쏘아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T와 KT가 국내 최초 경쟁 보다는 고객서비스를 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네트워크 수요 주도권...시장 고수냐, 판도 변화냐
양사가 광대역 LTE-A 국내 최초를 두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급증하는 네트워크 수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업계 1위인 SKT가 시장을 고수하느냐, 2위인 KT가 판도 변화를 가져오느냐에 대한 가늠자를 초기 시장 선점으로 판단한 것이다.
광대역 LTE-A는 데이터 전송 속도 개선을 비롯해 무선 네트워크에서 수용 가능한 용량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30년까지 300억개의 사물들이 인터넷과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트래픽 증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동통신 트래픽은 6만1209tb다. 이는 전년 동기 3만4791tb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향후 웨어러블 기기(Wearable) 등 1인 멀티 디바이스 활성화와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과 이종산업의 융합이 가속되기 때문에 통신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이 웨어러블 등 융합산업의 기반인 만큼 네트워크 속도에 대한 시장 선점은 KT입장에서 업계 1위를 갈아치울수 있는 최적의 기회로 작용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 <송유미 미술기자>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