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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조원 유동성 투입, 회사채 시장 안정될 것"

기사입력 : 2013년07월08일 16:47

최종수정 : 2013년07월09일 15:14

"만기先도래-힘센 기업 유리" 선별혼선 우려

[뉴스핌=이영기 기자] 회사채 시장은 정부가 내놓은 6조40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 방안이 시장 안정에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회사채 만기가 먼저 도래하는 기업과 여기저기 영향력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이 지원받는 등 모럴해저드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8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정부가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제시한 6조4000억원 규모의 P-CBO확대 개편은 4조4000억원 내외의 차환발행 추가지원이 가능해 불황업종의 자금조달 애로를 상당 해소할 전망이다.

건설업과 조선-해양업 등 불황업종의 회사채의 만기도래분을 보면 올 하반기 4조원, 내년 상반기 6조원, 내년 하반기 2조원대로 총 12조원대이고, P-CBO지원이 레버리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의 김형호 대표는 "지원규모 6조4000억원은 상당한 규모로 레버리지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양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회사채 시장이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이에따라 자금조달에서 비용상승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서 외면받아오던 불황업종 한계등급 기업들에게는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강성부 팀장은 "업황이나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없는 기업들에게는 가뭄에 단비"라면서도 "지원 규모는 면역력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정해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원대상을 선정하는 '차환발행심사위원회(가칭)'는 홍역을 앓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채권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 관련기관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지원의 적정성과 지원규모, 지원조건 등을 심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건설-조선-해양업종 기업뿐만 아니라 태양광업체 등 여타 불황기업들도 지원을 요청하면서 가능한한 모든 영향력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WTO등에서 문제삼을 소지를 없애기 위해 업종 등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회사채 만기가 먼저 도래하는 기업과 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힘센 기업이 아무래도 장땡이지 않겠느냐"며 걸러내지 않은 우려를 표했다.

지원대상 회사채를 인수하는 KDB산업은행 관계자도 "인수는 단순히 대리업무 창구인 셈이고, 지원대상 선정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단지 '차환발행심사위원회(가칭)'의 일원으로서 참가할 뿐" 이라고 미리 선을 그었다.

회사채 시장의 조속한 안정화를 기대하면서도, 지원대상 선정에서 빚어질 혼선과 모럴해저드가  걱정되는 대목이다.

한편, 회사채 시장 양극화 완화를 위한 하이일드펀드 세제지원 등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세제혜택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펀드유입된 BBB등급 이하 물량을 유동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담보부사채 등 신용위험 완화책도 함께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을 표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다.

이와 달리 항상 붙어다니는 데코레이션에 지나지 않고 어려울때 마다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것보다는 시장자체가 치유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 강하게 제시되기도 한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세제지원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어려울 때마다 정부에 기댄다면 시장기능 자체에 대한 신뢰도 함께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P―CBO(Primary 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s)란 여러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한 곳에 모은 뒤 공기업인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덧붙여 신용도를 높여 2차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이 2차 증권 발행자금은 당초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에게 흘러들어 자금난을 덜어주게 돼,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자금조달(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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