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뜸해지고, 자국 증시 선호
[뉴스핌=백현지 기자] 19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벤처 붐이 꺼지며 국내기업의 미국 나스닥 상장 열기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들도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일이 뚝 끊겼다. 글로벌 IPO 열풍을 주도하던 중국 기업들이 회계 불투명 문제로 주춤하고, 외국자본의 투자가 자유로워져 자국 증시에 상장해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글로벌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해외업체 정보는 하나도 없었다. 미국 기업 75개만이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일본의 도쿄거래소, 오사카거래소(도쿄거래소와 합병) 역시 지난해 해외 상장회사가 단 1곳도 없었다. 앞서 지난 2010년부터 거슬러 올라가도 3년 동안 해외 상장업체가 없었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해외기업은 2곳이었지만 2011년 4개사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모두 해외 기업의 발길이 뚝 끊겼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해외기업은 4개국 총 22개사다. 이중 73%(16개)가 중국기업이다.
증권사 IB담당자는 "중국기업의 상장폐지는 중국고섬 사태처럼 회계부정, 허위공시 등으로 나스닥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며 "매년 30여개가 넘는 중국기업이 나스닥에서 퇴출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기업 외에 국내에서 거래되는 해외기업은 일본과 라오스, 미국 등 3개 국가 5개 업체 뿐이다.
미국 바이오 업체인 엑세스바이오가 지난달말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대표이사가 한국인이다. 라오스 업체인 코라오홀딩스 역시 대표이사가 한국사람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전세계적으로 해외 기업의 IPO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다만 어느 국적기업이던 사업의 강점이 있는 증시에 상장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승호 우리투자증권 ECM본부장은 "현재 국내기업의 코스닥 상장시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얼마든지 투자가 가능하다"며 "(외환위기 이후)직접투자에 의한 국제자본의 이동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완화하는 자본자유화를 추진하며 국내 유망기업은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