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국 주도권 경쟁 나서…지도력·협상력 보여줄까
[뉴스핌=정탁윤 기자] 새누리당의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각각 새 원내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향후 정국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최경환 신임 원내대표와 전병헌 대표는 지난 15일 선출 직후 각각 ‘강한 집권여당’과 ‘선명한 야당’을 내세우면서 정국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향후 6월 임시국회 등에서 여야 새 원내 지도부가 주요 현안을 놓고 '강 대 강'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여야 새 지도부에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미국 방문중 성추행 의혹으로 붉어진 이른바 '윤창중 사태'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새누리당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청문회 추진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못해 6월 임시국회로 넘긴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등 경제민주화법안 처리도 새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최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법안 처리에 있어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내세우고 있어 향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 최경환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전병헌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따른 정국 경색은 당장 여야 새 지도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으로 정국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국격'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는 않겠지만 청와대가 이 문제를 은폐하거나 축소할 경우 청문회까지 추진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최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윤창중 사태와 관련, "지금은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므로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16일 오전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도 "윤창중 사건은 국민을 볼 면목이 없는 사건이고,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유감·사과 표명도 했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윤창중 사태 해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엄정 조사를 지시한 만큼,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래서 지금은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전 원내대표는 전날 "이 문제는 단순히 청와대의 문제가 아니라 국격·국익과 연결되는 문제이므로 민주당은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윤창중 스캔들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게 전모를 밝히는 것이다. 빠른시간 내에 밝혀서 국격 국익의 손상이 길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며 "전모가 어느 정도 밝혀졌는지 양상에 따라서 문책을 요구하거나 추가 조사를 요구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 6월 임시국회서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 가능할까
여야가 6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도 새 지도부의 지도력과 협상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문제와 관련, 일단 전임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6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한길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경제관료 출신으로 새누리당내 대표적인 경제민주화법 속도조절론자인 최 원내대표는 최근 엔저에 따른 수출 부진 등 경기 상황을 감안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경제민주화법 처리와 관련,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당연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쇠는 달궈졌을때 쳐야 한다"며 "국민들의 공감대가 높다. 중소자영업자들에 대한 대기업 횡포, 일감몰아주기 등 부도덕한 경영문화에 대해 바로잡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법에 대한 분명하고 명확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6월 국회에서 국민 지지의 힘으로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치열한 당내 논쟁을 거쳐 지난 대선 때 공약한 경제민주화 정책은 당연히 할 것"이라며 "다만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여야 간, 또 국회와 정부간 이견 조율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조율해야 한다"며 신중한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여야와 정부간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면 6월 국회에서도 할 수 있으나, 법을 만들 때는 법적 안정성이나 부작용 여부를 다 검토해야 한다"면서 "경제민주화 문제에서 야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범주를 훨씬 뛰어넘는 개념을 갖고 있는데,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요구할 때 과연 경제적 부작용이 없겠는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