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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피치 퍼펙트' 천상의 보이스로 젊음을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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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미키 랩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피치 퍼펙트’는 음악과 젊음을 소재로 한 뮤직 버라이어티 영화다. 

보통의 청춘 영화가 그러하듯 ‘피치 퍼펙트’ 역시 단순한 스토리와 피상적인 전개 등 할리우드 하이틴 물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피치 퍼펙트’는 아카펠라라는 신선한 요소를 더함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전통만을 고집하는 대학 내 여성 아카펠라 동아리 ‘벨라스’는 식상한 곡과 촌스러운 안무로 각종 대회에서 망신을 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새 학기, 베카(안나 켄드릭)를 비롯한 개성 만점 신입생들이 들어오며 ‘벨라스’는 새 국면을 맞는다. 사랑과 우정, 그 어떤 것도 놓칠 수 없는 일곱 여대생은 치열한 뮤직 배틀 속에서 다툼과 화해를 거듭하며 성장해 나간다.

‘피치퍼펙트’는 미국 개봉 당시 팝스타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등이 극찬한 영화이자 현지 언론들이 호평을 쏟아낸 작품이다. 더욱이 미국을 비롯한 23개국에서 투자비의 10배를 벌어들이는 등 놀라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평을 증명이라도 하듯 악기를 쓰지 않은 채 오직 목소리만으로 화려하고 강렬한 아카펠라 무대를 꾸며내는 영화 속 장면들은 가히 환상적이다.

특히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 보이즈 투 맨의 ‘아일 메이크 러브 투 유(I’ll Make Love To You)’ 등 1980~1990년대 명곡부터 리한나의 ‘돈 스톱 더 뮤직(Don’t Stop The Music)’, 브루노 마스의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 등 최신 팝까지 망라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이러한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 선곡은 영화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그러나 ‘노래’ 하나로 국내 영화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

먼저 ‘피치 퍼펙트’ 속 돌직구 대사는 틴에이저 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준다. 특히 개연성 없이 튀어나오는 미국식 유머는 10대 후반 여대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솔직하게 그리고자 한 의도에서 살짝 빗겨난 모양이다. 성적 소수자와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선입견 역시 관점의 한계를 보인다.

무엇보다도 러닝타임 내내 국내 관객의 심기를 건드는 건 서양인의 틀에 갖춰 그려낸 동양인의 모습이다. 극 중 베카의 룸메이트로 나오는 한국인 키미 진과 벨라스의 멤버 릴리가 대표적이다. 키미 진은 극중 까칠함과 경계심으로 무장한 캐릭터다. ‘극 말미 즈음엔 괜찮은 감초 역할을 해내겠지’란 생각은 결국 실망으로 끝난다. 또한, 일본인이자 벨라스의 유일한 동양인 멤버 릴리 역시 시종일관 음침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소심한 성격을 드러낸다.

이같은 동양인 캐릭터에 대한 가벼운 묘사들은 영화를 통해 그리고자 한 화합과 협력의 과정을 불편하게 만들며, 백인·흑인·아시아·라틴계 등의 다양한 인종으로 모여진 ‘벨라스’를 통해 서로 포용하고 교감하고자 한 제작진의 의도를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제이슨 무어 감독의 독특한 연출력은 돋보인다. 이미 브로드웨이서는 정평이 난 제이슨 무어 감독은 자신의 뮤지컬 감각을 영화 속에 완벽히 녹여냈다. 특히 존 휴즈 감독의 ‘조찬클럽(The Breakfast Club, 1985)’을 인용해 영화 전체에 메시지와 여운을 남겼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트와일라잇’ ‘브레이킹 던’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하며 국내 팬에게 얼굴을 알린 안나 켄드릭의 노래실력도 기대 이상이다. 안나 켄드릭은 가수 못지않은 맑고 고운 음색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으며, 시종일관 관객들의 귀를 호강시킨다.

‘피치 퍼펙트’는 ‘글리’ ‘하이스쿨 뮤지컬’ ‘브링잇 온’ 등 단순한 청춘 로맨스 물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 영화다. 반면 틴에이저 물이 익숙치 않은, 혹은 짙은 색의 음악 영화를 원했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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