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달은 '정의의 한계' 얘기, 목적론 위험성 지적
[뉴스핌=김선엽 기자] 마이클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의 돌풍이 우리 사회를 휩쓴 지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다. 많은 이들이 당시 이 책의 인기 비결에 대해 우리 사회의 '정의의 부재'를 꼽았다.
그 후로 2년, 정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욕구는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다. 대신, 해소되지 못한 욕망은 이제 '경제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정치권을 포함해 연말 대선 정국에서 우리 사회의 화두로 맞서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 나온 신간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사진)는 제목의 책이 눈길을 잡는다. 이 책은 마이클 샌델의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구성을 따라가며 샌델에 대한 비판을 시도한다.
저작에 따르면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은 정의를 논하는 대표적인 철학자도 아니요, '정의'를 논하는 철학자도 아니다. 그는 오히려 '정의의 한계'를 이야기하는 철학자일 뿐이다.
저자는, 현대 정치철학에서 자유주의와 경쟁하는 주요 사상 조류인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샌델의 곡해를 걷어내고 정치철학의 거장들이 제기한 아이디어들의 진정한 가치를 재음미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한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저자는 샌델의 목적론적 철학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시민의 정치적 지위를 허물어뜨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경고한다.
"샌델에게 권리를 조정하는 적절한 기준은 “정치 공동체 전체의 미덕을 얼마나 잘 증진시킬 것인가?”이다. 공동체의 관점에 따라 미덕의 실현 정도를 판단한다. 개인은 공동체의 텔로스를 실현하는, 미덕을 담는 그릇이 된다. 샌델의 목적론은 공리주의의 효용을 미덕과 탁월성으로 대체한다. 그리하여 개인의 권리는 공동체의 탁월성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의된다." (본문 67쪽)
이 책은 동시에 자유와 평등의 딜레마, 재산 소유권의 한계, 징병제와 모병제의 문제, 과거사에 대한 집단 책임의 문제, 탄소배출권 제도, 의무 투표 제도, 재능 공유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정치철학의 문제들을 풀어가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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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를 갈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샌델이 정의론의 정답은 아니다." -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한 지음 | 미지북스 | 344쪽 | 1만5000원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