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심리서 "신광수 대표 법정관리 작업, 공동관리인 안돼" 주장하기로
- 회생계획안 나오면 코웨이 외 다른 계열사 매각 검토
[뉴스핌=한기진 기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여부를 가릴 5일 법원의 첫 심리에서 채권단이 윤석금 웅진홀딩스 회장의 사퇴와 무관하게 공세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웅진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오너의 몰염치한 행위'라는 비판여론이 우세하고 김석동 금융위원장까지 “기업구조조정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채권단의 편에 서 있어 우군도 얻었다. 분위기가 이렇자 채권은행 담당 임원들은 당초 법원 심리에 팀장급을 보내려 했다가 본인들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현재 채권단이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로 모두 웅진 측과 대립하고 있다.
우선, 관건은 어느 편 사람이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느냐다. 법원은 지난 2006년 통합도산법에 근거한 ‘기존 관리인 유지’ 제도에 따라 법정관리인으로 기존 오너나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이 사퇴했기 때문에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가 법정관리인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신 대표도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도 윤 회장 사람이라는 판단때문이다.
A 채권은행 관계자는 “신 대표가 법정관리 작품을 모두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오후 신 대표가 법정관리에 대해 공개 사과하기 직전 채권단과 마지막으로 만났던 자리에서 ‘법정관리’라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극동건설이 1차 부도가 나자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웅진홀딩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어음 대금을 막기 위해 협의 중이었다. 결국 웅진에 기만을 당한 셈이 됐다.
우리은행 한 임원은 “윤 회장의 사퇴는 신 대표와 짜고 하는 것”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국민의 돈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법정관리인은 웅진 측 사람은 절대 안 되고 채권단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동관리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다음으로 요구하는 것은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조기에 매각하라는 것이다. 매각 대금을 빚을 갚는데 쓰도록 법원이 강제 인가 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윤 회장이 매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매각을 늦추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채권단의 뜻과 반대로 웅진 측이 원하는 법정관리인이 선임되더라도 기업회생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회생 계획안이 나오더라도 채권단 75%의 동의가 있어야 원활히 이행될 수 있는데 가장 큰 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웅진 측의 뜻에 따를 생각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또 채권단의 뜻을 법원이 받아들여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일단 빚을 갚아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재계서열 31위의 웅진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다.
B 채권은행 관계자는 “극동건설은 하청업체가 많아 관리하기 쉽지 않지만 웅진홀딩스는 그렇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코웨이 말고는 웅진의 다른 계열사를 매각하기가 어렵지만 회생계획하에서는 가능할 것”이라며 자산매각을 시사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