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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유통업계, '관료출신' 사외이사 잡아라

기사입력 : 2012년03월09일 17:01

최종수정 : 2012년03월09일 17:32

-국세청·법조계 출신 '인기'… 대학교수도 '단골손님'

[뉴스핌=손희정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대기업들은 경륜과 막강 인맥을 겸비한 공직 출신 사외이사를 끌어오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3일 주총에서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사외이사 후보자 3명중 2명은 공직 출신.

신규로 선임될 김남문 사외이사 후보는 대전지방국세청장과 국세청 법무심사 국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세무법인 대표로 재직중이다.

또한 신종대 사외이사 후보는 춘천지검 검사장 출신으로 대검찰청 공안부장과 대구지방검찰정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전문성보다 '구색 맞추기' 급급

사외이사는 특성상 소속 기업에서 경영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기업이 위기에 몰렸을 때 해결사로 나설 수 있는 인맥과 실무를 겸하고 있어 특히 법조계 등 공직자 출신을 우대하고 있다.

일례로 롯데칠성은 지난 8일 국세청으로부터 맥주제조 허가를 받았는데, 사외이사로 국세청 출신 인사를 신규선임할 예정이라는 점.

사외인사들의 막강한 배경을 권력삼아 기업경영에 이용한다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있지만, 권력있는 인사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상호간 분명 필요충분조건이 있음을 의미한다.  

신세계도 지난 주총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을 맡고 있는 조근호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서울 중부세무서장을 지낸 김상월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선임된 사외이사 모두 사법연수원과 세무서장 등 막강한 배경을 가진 소유자다.

롯데쇼핑에 사외이사로 재선임되는 2명과 신규 선임되는 1명의 인사는 모두 공직자 출신이다. 김세호 사외이사는 전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다. 이홍로 사외이사는 서울본부세관장을 거쳐 한국거래소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경영진 '감시와 견제' 역할 퇴색

법조계와 국세청 출신 이외에 주요 대학의 교수들도 '단골손님'이다.

롯데쇼핑에 신규 선임되는 민상기 사외이사 후보는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거쳐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교직에 몸담고 있다.

또한 지난달 24일 주총을 마친 KT&G에 재선임된 인사는 김원용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다.

사외이사제 도입은 대주주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이사회에 참가시킴으로써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가 경영권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기보다 단순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경영진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상태를 감독하고 조언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기업에 고위직 법조인 출신의 사외이사나 법조계 출신의 집행임원이 많은 것에 대해 기업과 당사자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겉보기 화려한 구색맞추기가 아닌 경영진을 견제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질과 능력이 검증된 인력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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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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